[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서울시는 김포골드라인이 '지옥철'이라는 오명 속에 연일 아찔한 운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리버버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강 자원을 활용해 승객들을 실어 나르겠다는 것이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초 시가 수상 교통수단으로 언급한 것은 김포시장이 제안한 수륙양용버스였다. 하지만 효율성이 문제였다. 수륙양용버스는 시속이 15㎞에 불과하고 한 번에 40명밖에 태울 수 없다. 관광용이 아닌 출퇴근을 위한 수단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시는 나흘 만인 지난 18일 수륙양용버스 운행 계획을 접고 리버버스를 또 다른 대안으로 내놨다. 리버버스는 시속 50㎞로 수륙양용버스에 비해 일단 빠르다. 1회 수송 가능인원도 200명 내외로 5배가량 많다. 대당 가격은 20억원으로 수륙양용버스와 비슷하다.
시는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 구간을 리버버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을 통해 행주대교 남단까지 이동하면,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2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본격 운항 시작 시점은 1년 이내로 잡았다.
시의 기대대로 리버버스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문제는 접근성이다. 리버버스에서 내려 지하철 등으로의 환승을 위해서는 일단 선착장까지 가야하는데 한강의 특성상 그 거리와 이동 수단이 만만치 않다. 리버버스 이용 시간 자체가 짧더라도 실제 출퇴근에는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는 한강 내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목 18개를 최대한 활용하면 환승시간, 장거리 도보이동에 따른 불편 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지하철역 및 버스정류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한강 둔치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도 접근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다. 필요시에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노선 조정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한강을 활용한다는 특성상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항이 쉽지 않다는 것도 다른 대중교통이 갖고 있지 않은 리버버스의 약점 중 하나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나 강이 어는 겨울에는 정상 가동이 어렵다. 선착장에 이미 도착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갑자기 운항이 취소되면 대안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다른 관심은 책정될 요금의 수준이다. 지난달 오세훈 시장이 유럽 출장 중 런던 템즈강에서 직접 체험했던 영국 리버버스의 1회 편도 요금은 평균 1만원이 넘는다. 높은 운영비를 고려할 때 마냥 가격을 낮게 매길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이용률이 낮을 수 있다는 부담이 따른다.
서울시의 리버버스는 이제 막 구상을 시작한 수준이다. 시는 철저한 준비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고, 노선 등 세부실행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르면 1년 이내에 한강을 누비는 리버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