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최대 6배까지 늘려주는 '한전채 발행한도 상향' 법안이 최근 국회에서 부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김포 갑)이 "채권 발행한도 상향 추진은 언발에 오줌 누기식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전의 채권 발행한도 상향 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땜질식 처방은 국민 기업인 한전의 부실화와 미래세대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법안 반대 이유에 대해선 "올해 30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이 결국은 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채 진짜 파산하길 바라서가 아니라 이번 채권 발행한도 상향 추진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미봉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전의 신용등급은 AAA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좀 다른 듯 하다"면서 "한전채가 워낙 낮은 가격에 나오다보니 AA급은 물론 A급 회사채는 발행자체가 어려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당장은 채권 발행을 늘려 긴급수혈을 할 순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곧 엄청난 이자부담과 지속되는 적자로 한전의 부실을 초래할 것이며, 유보된 청구서는 결국 미래세대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전력 시장을 민영화한 '캘리포니아 정전사태'도 언급했다.
"2001년 1월17일, 세계 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실리콘밸리의 컴퓨터가 멈추고 공장과 학교도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캘리포니아 정전사태의 원인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규제완화가 있었다"면서 "전력산업 개편으로 전력시장 도매가격이 100배 이상 급상승했고, 민영발전사들은 전략적인 가동 중단을 통해 생산량을 감축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산에 대한 규제를 한없이 풀던 정부가 전력판매회사들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고 있었기에, 전력판매회사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전력공급을 안정화를 위해 100억달러 이상의 채권을 발행했고,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즉각 민영화 중단과 재규제를 시행하며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회복시켜 갔다"면서 "하지만 점점 더 커진 주정부의 재정파탄으로 인한 주민 소환투표가 가결돼 터미네이터 주인공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지사로 당선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사이 민자발전사들은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발전 사업에 뛰어든 제철회사를 포함한 일부 재벌기업들은 값싼 산업용 전기를 한전으로부터 공급받고, 대신 자신들이 소유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한전에 비싸게 팔며 역대급 흑자를 내고 있다. 이건 모럴 해저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기요금이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에너지 과소비뿐만 아니라 가장 고급 에너지인 전기쪽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탄소중립 목표와도 배치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라며 "정부는 물론 사회·경제·산업계의 책임 있는 주체들을 모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를 최대 6배까지 늘려주는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재석의원 203명 중 찬성 89명, 반대 61명, 기권 53명으로 부결됐다.
그러자 한전은 입장문을 통해 "한전이 필수 유동성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한전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재추진 의사를 내비췄다.
한전은 "올해 30조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한전법 개정을 통한 회사채 발행 한도가 확대되지 않으면 신규 사채 발행이 불가능해져 전력구입대금 지급 불능, 기존 차입금에 대한 상환불가 등으로 대국민 전력 공급 차질과 전력 시장 전체가 마비되는 국가 경제 전반의 대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