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의 기자 2022.11.17 10:49:14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계속 감싸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고 구차해 보일 뿐이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민주당의 이 장관 파면 요구는) 제사를 지내기도 전에 젯밥부터 먹어치우려는 꼴이다.”(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한 달을 앞두고 민주당이 재차 이 장관의 파면을 재촉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 직후 이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국정 발목 꺾기”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대통령실도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여야가 ‘국조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 힘겨루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박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와 국민의 성난 여론을 더 이상 궁색하게 피하려 하지 말라”며 “참사 발생 한 달이 되기 전에 때늦은 결단이라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달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사 한 달이 되는 28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이때까지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 발의 등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데드라인을 하루 남겨두고 이날도 “끝내 상식과 민심을 거부한다면 저와 민주당은 유가족과 국민을 대신해 국회에서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최후통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석수를 활용해 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 두 가지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며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대로 가고, 이 장관에 대한 파면 요구는 그대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위한 특위 구성 데드라인에 거의 왔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상민 행정부장관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의장께서는 오늘 중으로 국정조사 특위 구성 방침을 공식적으로 천명해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이번주 내로 특위 구성을 확정해야 다음주 초 조사계획서를 마련하고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특위 위원장과 간사를 내정하고 위원 인선에도 착수했다. 철저한 국정조사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동남아 순방 귀국길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질타를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장관이) '폼나게 사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도 (윤 대통령이) 격려한 것을 보면, 민심과는 담을 쌓은 대통령의 인식에 기가 막힌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대응에 총체적 무능을 보여준 주무 장관이고, 국민 10명 중 7명으로부터 사퇴를 요구받는 장본인"이라며 "심지어 소방공무원노조의 고발로 특별수사본부가 (이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고, 사건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송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연이은 충암고 후배 챙기기를 멈추고 참사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며 "사건을 이첩받은 공수처 역시 이 장관을 철저하고 신속히 수사해 살아있는 권력의 실정을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곤 의원도 "대통령이 없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은 장관에게 무슨 고생을 했다는 말인가"라며 "국민들의 빗발치는 자진사퇴, 파면 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장관에게 고생했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도대체 왜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고 감싸고만 있나"라며 "오기인가, 오만인가 아니면 오판인가. 이 장관을 파면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를 예방하고 국민을 안전하게 수호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작위 책임 하나만으로도 파면감"이라며 "경찰 질서 유지에도 실패했다. 이 장관은 취임 후 경찰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설치하고 총괄적 책임자를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또 "참사의 조사 대상이 된 사람이 진상규명과 수사를 지휘한다는 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 장관은 공직자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158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됐고,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공직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에도 대통령 그늘에만 숨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강민정 의원은 "정부조직법 34조와 재난기본법 6조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재난안전 책임자가 행안부 장관임이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며 "이 장관은 정치적 책임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도 확실하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참사를 통해 행안부가 경찰국 (설치)를 고집하며 내걸었던 이유가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시민의 안전이 아니라 경찰 장악에만 목적이 있었음이 드러난 경찰국은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경찰국 예산도 삭감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행안위를 파행으로 몰고 간 여당 역시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여당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즉각 이 장관을 파면하고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협치’를 깼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해보기도 전에 탄핵소추부터 들먹이는 저의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하나를 주면 둘을, 둘을 주면 다섯을, 다섯을 주면 열을 달라 하는 것이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장관의 탄핵으로 국정조사를 시작하고 국정조사가 끝나자마자 길거리로 뛰쳐나가 정권 퇴진을 외치겠다는 신호탄”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민주당이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경우 국정조사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민주당은 협치할 생각이 단 한 치도 없는 집단임이 증명된 것”이라며 “국정조사 역시 정쟁의 장으로 만들 게 불 보듯 뻔하다.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정치적 무리수를 둔다면 국정조사에 협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국정조사가 이미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사안인 만큼 뒤늦은 ‘보이콧’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