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의 기자 2022.11.15 09:33:57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정부가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을 통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한 고등·평생교육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대학의 자율적 혁신 촉진, 지방대학 집중 육성, 교육·연구 여건 개선, 초·중등 미래교원 양성 고도화 등에 집중 지원해 국가 성장동력 확충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내년 11조 2000억 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 핵심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서 대학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나 학령인구 급감 등에 따른 재정난으로 대학은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또 그간 교육재정 칸막이와 교육 분야 간 투자 불균형 등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용과 고등·평생교육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를 위해 지난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 추진을 발표했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정책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열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특별회계 신설 방향, 고등교육 투자 확대 필요 분야 등에 대한 현장 의견수렴과 논의도 추진해왔다.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는 관련 법률 제·개정안이 정기국회 내에 통과돼야 내년도부터 신설할 수 있어 정부는 해당 방향을 토대로 국회 교육위원회 등과 함께 특별회계 신설을 위한 법안 및 예산안 관련 논의를 긴밀히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별회계 규모는 총 11조 2000억 원이다. 고등·평생교육 분야의 기존 사업 중 대학 경쟁력 강화 관련 사업 8조 원 수준이 이관된다. 교육세 이관 등으로 확보되는 3조 2000억 원의 추가 재원은 고등·평생교육의 4대 주요 방향에 따라 집중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인 국세 교육세를 활용하는 점을 고려해 교육청·지자체 등과 연계한 지역대학, 지역인재양성, 교원 재교육 등에 집중 투자가 진행될 방침이다.
정부가 초·중등 교육재정 일부를 활용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등교육특별회계) 설치를 통해 지방 사립대의 일반재정지원 투입액을 지금보다 2.7배 늘릴 방침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재설정과 혁신이 시급하지만, 학생 수 감소로 지방 사립대부터 그 동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는 이유다.
국립대는 한 곳당 88억원에서 176억원, 수도권 사립대는 한 곳당 49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각각 2배 증액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학을 위한 정부 재정지원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서 편성한 사업을 통해 이뤄져 왔지만, 사업비가 안정적이지도 충분하지도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초·중등(초·중·고) 교육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법에 근거해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안정적으로 투입하도록 못박혀 있다는 것과 차이가 있다.
교육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기준 6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늘었다. 내년에는 77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8% 증액 편성됐다.
반면 교육부의 고등교육(대학) 분야 예산은 올해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액됐고, 내년에는 12조1000억원이 편성돼 올해와 비교해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학 재정 투입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친다.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고등교육 1인당 교육비는 미화 1만1287달러(약 1500만원)로 평균(1만7559달러·2330만원)의 64.3% 수준이다.
OECD 38개국 가운데 고등교육 1인당 교육비가 초·중등교육보다 적은 나라는 한국과 그리스 뿐이다. 한국의 초·중등 1인당 교육비는 1만5200달러(2020만원)로 평균(1만722달러·1420만원) 대비 141.8%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학들은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에 의존하는 취약한 재정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0년 결산 사립대의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61.3%로 2015년 이후 최고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 핵심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서 대학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재정난으로 대학은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3월 기준 대학들이 채우지 못한 신입생 정원은 3만1143명(전체 6.7%)인데, 이 중 72%인 2만2447명이 비수도권 지방대에 집중됐다. 지방 사립대일 수록 재정적 충격이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대학가에서는 수년간 이를 근거로 대학을 위한 새로운 법정 교육교부금인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재정 당국이 난색을 보여 왔다.
평행선을 달리던 교육과 재정 당국은 윤석열 정부 들어 초·중등(초·중·고)과 고등교육(대학) 분야 모두 균형 있게 투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법정 특별회계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교육계에선 재정 지원 총액을 늘리거나 유지해야지 이를 나눠 먹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국립대의 노후화된 교육·연구시설 집중 개선, 초고속 정보망 구축, 실험·실습 기자재 등 집중 교체·확충 등을 위해 9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한다.
석·박사급 고급인재의 안정적인 연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4단계 두뇌한국21 사업을 통한 지원을 확대한다. 석·박사 과정생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지원금 단가를 월 30만 원으로 일괄 인상하고 최상위권 대학원생들에게 국제기관·해외연구자와의 공동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혜택도 강화한다.
특별회계를 통해 유·초·중등교육과의 접점 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교육 전반의 질을 높이고 지역 내 교육혁신 상생 생태계도 구축한다.
특히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교원들을 위해 교원 양성 및 연수 과정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강화한다.
교원 양성 혁신을 주도하는 양성기관에 대해서는 대학원 수준의 교육과정 개편에 나선다. 또 인공지능, 디지털 등 미래 핵심분야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시도교육청-지역대학(원) 협의를 통해 초·중등 교원 재교육 전문강좌를 개설하는 등 국가 차원의 체계적·전문적인 맞춤형 연수를 지원한다.
이 밖에 비수도권 대학 8개교에는 기초과학 연구소 운영을 지원해 신진 연구자 중심의 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등 인문·사회과학 및 기초과학 분야 등에 대한 균형적인 학문 발전도 도모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이 초·중등 교육교부금 재원으로 쓰이던 국세 교육세 세입 일부를 활용해 추진되는 데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교직사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생 수가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고 있는 터라 학생 하나하나를 길러내는 데 더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더 많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교육부와 기재부는 그간 합동 정책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왔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존 초·중등 교육교부금에서 대학의 고등교육특별회계로 넘어오는 3조2000억원 상당의 교육세 세입액을 ▲대학의 자율 혁신 ▲지방대 집중 육성 ▲대학 교육·연구여건 개선 ▲초·중등 미래교원 양성 등 4대 주요 방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와 기재부는 "고등교육특별회계는 관련 법률 제·개정안이 정기국회 내에 통과돼야 내년도부터 신설될 수 있다"며 "국회 교육위원회 등과 함께 법안 및 예산안 관련 논의를 보다 긴밀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