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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대우조선 컨설팅 윤곽...“운영 혁신에 방점”

원가절감·인사혁신 등 경영전략 내용 담아
조선산업 재편 구상 등 큰 그림은 정부 몫으로
분리매각 거론...효율성 떨어진다는 지적 나와

김철우 기자  2022.08.22 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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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제고 방안 관련 외부 컨설팅 결과를 이르면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대우조선 재매각 계획보다는 운영 혁신 전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산업 재편 구상 등은 정부의 역할로 남겨 놓고, 원가절감과 인사혁신 등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해 대우조선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안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르면 내달 대우조선 경쟁력 제고 방안과 관련해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컨설팅사는 경영혁신 전략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산은에 중간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컨설팅사 관계자는 "최근 산은에 중간보고서를 전달했다"며 "조선산업 재편과 관련해 드라마틱한 내용보다는 원가절감, 지속가능 경영 등 운영 혁신 전략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조선3사 체재가 과잉 공급과 경쟁을 유발해 모두의 손해를 끼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산은은 2018년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매각해 '조선 빅2' 체재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반대로 조선산업 재편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산은은 매각 '플랜B'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 방향을 대우조선 자체적인 경영 혁신 전략으로 맞춘 이유도 이런 조선산업 재편이라는 현실적인 배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정책 방향이 중요한 만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과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조선산업을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내용은 보고서에 담지 못했다"며 "다만 대우조선이 어떻게 경영했으면 좋겠다는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짜는 것은 결국 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는 순전히 참고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결국은 정부가 국내 조선산업을 어떻게 가져갈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정부와 채권단, 조선업 전문가들이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협의체를 꾸려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통매각보다 분리매각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방산 부문과 민수 부문을 분리해 매각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공정 효율성과 노조의 반대 등으로 분리매각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방산과 상선·LNG선 등을 만드는 기초공정이 대부분 겹치므로 분리매각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에 따라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대우조선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데 향후 매각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 또는 하청회사가 법적 책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은 대우조선이 장부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손실로 대우조선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오히려 인수자 입장에서는 값싼 가격에 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