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4일 시위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이날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장연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부터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5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선전전에 나섰으며,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피켓과 철제 사다리, 쇠사슬 등을 목에 걸고 여의도역 방면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할 준비를 했다.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직접 감옥 모형으로 제작해온 철제 틀 안에 들어가 갇혀 있는 퍼포먼스를 했다.
승강장에 활동가들이 몰리고 경찰이 스크린도어 앞에 배치되는 등 다소 혼잡이 빚어졌다.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나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장연의 시위에 "불법 집회"라며 3차 경고방송을 했다.
전장연은 ▲내년도 본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재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달 2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직접 만나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바 있으나 이 자리에서 추 장관이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규탄했다.
전장연은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자 감세는 소신결단하면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은 그 책임을 각 부처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갑질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기재부가 비용 문제로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독일 나치가 사회체제와 국가의 재정적 부담으로 30만 명의 장애인을 학살한 또 다른 방식의 한국판 T4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T4 프로그램'은 나치 독일에서 1939년 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등을 집단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이다. 당시 전장연은 추 장관의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확답을 요구하며 "답이 없다면 8월 1일부터 매주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을 타겠다"고 예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5호선 열차 운행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열차 이용해 참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