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의 기자 2022.05.05 09:30:01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당선인 측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차출설을 일축하면서 안 위원장의 분당갑 전략공천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도발하면서 안 위원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전략공천 가치가 높아질수록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천 갈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갈등은 추후 윤 당선인 측과 이준석 대표 간 공천 갈등을 넘어 국민의힘-국민의당 출신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당 내부에서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지난 4일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온 안 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차출론'에 대해 "도의에 어긋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급인 안 위원장을 험지인 인천 계양을로 보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당선인 측근이 안 위원장을 만나 경기 성남 분당갑 출마를 권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이번 주말 분당갑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도를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하고 있다. 당선인 측은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안 위원장이 함께 출마해 흥행을 이끌면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안 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 전략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이 연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분당갑 출마를 도발하면서 이 상임고문과 안 위원장의 대결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인이 단군 이래 최대 환수 실적을 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대장동이 포함된 분당갑 지역구를 회피하고 인천 계양을을 선택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횡행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또 "본인을 키워주고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르게 한 성남시민을 버리고 경기도 내 다른 지역도 아닌 인천 계양까지, 외곽순환도로 정반대까지 가서 출마한다는 것은 분당구민, 성남시민, 경기도민에게 어떠한 진정성도 없는 정치를 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표면적으로는 대장동 논란을 부각시켜 경기도에서의 승리 명분을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도발과 상관없이 이 상임고문이 출마를 결심할 때 안 위원장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 대항마로 꺼낼 카드가 안 위원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안 위원장의 전략공천에 무게가 실리지만, 공천 신청을 마친 예비후보들과의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이 대표가 그간 경선 원칙을 고수했던 점을 들어 후보자들이 경선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어서다. 지난 3일 마감된 분당갑 후보자 접수 결과 윤 당선인 특보인 박민식 전 의원을 비롯해 장영하 전 판사, 정동희 전 서울시장 후보 등 3명이 등록했다.
안 위원장 전략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우선 경선 원칙을 천명한 이 대표 및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안 위원장 등판을 바라는 윤 당선인 측 사이에서 '예비 당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동정부 구성 합의를 이루지 못한 윤 당선인 측에서 안 위원장의 원내 입성까지 방해받을 경우 난처해질 수 있어서다.
더 나아가 안 위원장 거취와 당권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국민의당 출신 간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안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공천 경선으로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합당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다시 나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밤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본인 이름이 다 있는 정치인들인데 본인 이름을 걸지 않고 당선인 측이라는 이름을 빌려서 이렇게 얘기하는 순간 당내에 많은 혼란이 생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