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기자 2022.05.03 08:47:46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외국계 기업 주택 임대 등과 관련한 전관예우, 이해충돌 논란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첫 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1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후보자가 공직과 김앤장을 오간 이력을 "회전문인사"로 규정하고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며 공직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으로 대형 로펌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 재산을 불렸다고 몰아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법 사항은 없다"고 엄호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한 후보자는 총리 경력을 바탕으로 김앤장에 들어가서 고문이라는 직책을 달고 그 대가로 다수의 국민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며 "공직생활로 쌓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로펌 고객에게 자문하고 고액의 보수를 받았던 분이 다시 공직으로 돌아오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 과연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강병원 의원은 "김앤장은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공직 네트워크와 공적 정보를 활용해 김앤장 이윤 추구에 (후보자가)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돈을 지불한 것이 아니냐"며 "김앤장은 후보자에게 20억원의 고액의 고문료를 주면서 그것보다 수십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후보자와 같은 분이 김앤장의 얼굴마담으로 있기 때문이다. 김앤장은 '총리 찬스'를 쓴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은 "공직 퇴임 이후 재산이 43억,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사회공헌보다는 돈 버는 일에 치중한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공직 김앤장 공직 김앤장 이런 식으로 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가 있는데, 그 중 군계일학이 바로 후보자"라며 "명예로운 1등일까"라고 조롱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대해서 송구스럽다"면서도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선 "하나하나의 기업에 대해 전관예우, 이해충돌이 일어난 일은 안 했다"고 부인했다.
국민의힘의 김미애 의원도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지내고 이명박 정부 주미대사를 지낸 한 후보자가 공직에서 물러난 후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고액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에 대해 "위법사항은 전혀 없다"고 옹호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는 40여년 동안 민과 관을 거치며 쌓은 경륜은 물론, 경제·외교·통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고,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에 비춰 김앤장 고문이 순수한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적 측면에서도 해외기업 유치, 기업 해외 활동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주요국 고위공직자 로펌 취업 사례를 보면, 캐나다 총리 등 전부 로펌 간다. 미국의 CIA 국장, 일본 금융청 장관도 간다. 왜 가나. 국제적인 법률전쟁이고 전략전쟁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법률서비스 분야 수입을 봐라, 계속 적자다. 그래서 법률 공부 한 사람도 필요하고, 총리 후보자 같은 여러 경력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통상 분야의 고위 공직자 시절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고액의 선입금 월세를 받은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이해충돌 문제로 몰아갔다.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한 단독주택을 1989~1999년 미국 AT&T와 모빌(현 엑슨모빌)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각각 임대했다.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했던 시기와 겹친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두 회사에 월세를 주고 총 6억2000만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 회사하고 한 후보자의 직무 관계에서 심각한 이해충돌이 있다"며 "1996년 3월 모빌사가 석유개발공사 베트남천연가스전사업에 참여한다. 1993년도에 AT&T에 임대를 주셨지 않나. 이것도 특혜에 개입돼 있다. 한국통신의 통신교환기 입찰에 정부사업을 236억원짜리를 수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중개사를 통해 집 세를 낸 것이고, 공무에 있어서 어떤 특혜를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고, 김 의원이 당시 한 후보자가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으로 재직 중인 사실을 재차 거론하자, 한 후보자는 "청와대는 저런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정말 터무니없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한 후보자가 공직에 있을 당시 미공개 내부 정보를 재테크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장인 찬스를 받은 데다가 경제기획원과 정부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대단히 기민하게, 발 빠르게 재테크를 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2007년 3월29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총리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이 주택에 대해서는 월세로 주신 상황이 그때 잘 소명이 됐고 전혀 문제되신 바가 없다"며 "만약에 문제가 됐었다면 그때 문제가 됐어야 하고 그렇다고 하면 임명이 되셨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또 다시 문제를 삼는 것은 이상하다"며 민주당의 공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 후보자의 부인 최아영씨의 그림 판매와 전시회를 놓고도 민주당에선 "남편 찬스"라고 비난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총리출신 주미대사의 역할이 부영주택의 미국 진출에 나름대로 뭔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아마추어 작가 작품을 수천만원대에 구매를 한게 아닌가 이런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부인의 사촌오빠가 부영그룹의 미국 법인장을 지금까지 쭉 해오고 있다. 이게 뭔가 유착관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부인이 공직 기간에 전시회를 한번도 안 했다고 단언적으로 얘기하시던데, 단체전도 있고 주미대사 시절 주미대사관에서 전시회가 있을 때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에서 (주최)하는 전시회가 있을 때 특별 아티스트로 참석했다"며 한 후보자의 영향력을 의심했다.
반면 한 후보자는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단 한번도 전시회를 안 했다. 오해를 받을까봐 안 했다"며 "제가 공직을 떠난 다음에 2012년에 한번, 작년에 한번 한 거 그게 전부다. 만약 저의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다.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또 "부영주택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저는 아는 바도 없고 도운 바도 없다"며 "그분(풀브라이트 재단)들이 저의 배우자에게 '작품을 하나 내주실 수 있나'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고 전시회에 참여한 경위를 해명했다.
론스타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한 후보자가 한국정부와 론스타간 분쟁 당시 론스타에 사실상 유리한 진술을 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후보자는 당시 한국사회는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너무 강하다며 국회와 국민, 언론 매체들이 모두 외국자본에 대해서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후보자의 의도와 상관 없다고 해도 론스타가 과거 후보자가 국회에 와서 부총리겸 재정부장관이었던 자격으로 얘기했던 얘기들이 활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일정 정도 책임감을 느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은 2003년이지만 실제로 2002년 10월부터 인수하기 위한 계획이 있었다. 후보자는 그때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근무하고 계셨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론스타는 제가 그렇게 얘기한 일부분의 얘기를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몰아간 것"이라며 "저는 그 사안에 이만큼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경제위기, 포스트 코로나 등과 관련한 현안 질의도 있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신용등급이 위태롭다고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부총리가 걱정하고 있고, 물가, 금리, 환율 다 뛰고 무역도 위태롭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자는 "퍼펙트 스톰에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굉장한 위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이 "5월10일 이후에는 여소야대이고, 국회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당인데 민주당의 협력없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며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묻자, "협치의 성공을 위해서 최대한 민주당하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구두 뒤꿈치가 닳도록 그렇게 뛰어다닐 예정"이라고 한 후보자는 답했다.
한 후보자는 포스트 코로나 정책 방향에 대해선 "일상적이지만 팬데믹 때문에 특별히 했던 조치를 많이 다시 원위치시키는 것을 조심스럽게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도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금융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일부 의혹을 받고 있는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후보자께서 일부 후보에 자진사퇴 필요성을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은 있는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최종적인 판단은 인사청문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제가 만약에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마치고 만약 총리로서 임무를 맡을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그런 거를 검토하는 계기가 있지 않겠나 라고 생각을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