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기자 2022.04.14 07:38:52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으나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가 배제되면서 ‘공동정부’ 약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분분하다.
안 위원장 측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쓴소리까지 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13일 윤 당선인은 통의동 인수위에서 1기 내각 2차 인선을 발표했다. 지난 10일 1차로 8명, 이날 8명의 장관을 지명해 전체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 남은건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2곳이다.
16개 부처 장관에 안철수계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동정부의 '안철수 지분'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다.
안 위원장은 2차 인선 전날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불쾌함을 표했다.
안 위원장 측근도 인선 발표 직전 "추가 추천은 없었다. 이번에도 우리쪽 사람은 빠진 걸로 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책임총리제의 일환으로 장관 추천서를 올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1차 내각 인선 후 '안 위원장과는 별도로 의견을 교환했나'는 질문에 "아마 인수위 내에서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이들의 발언으로 미뤄 안 위원장의 의사는 인수위 초기 추천 인사 리스트를 올린 이후 추가 추천 요구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2차 인선 직후에는 아예 입을 닫았다.
안 위원장은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 측근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 일정이 있다"며 즉답을 피하고 인수위를 빠져나갔다. '당선인을 만나 무슨말을 했나' '공동정부 구상에 문제가 없나'라는 잇단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선 발표 직전 "인사원칙에 부합하면 어느 계도 상관없다. 부합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으로 미뤄 2차 인선안에도 안철수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건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당선인의 인사원칙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 위원장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전 인수위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유웅환·고산 인수위원 등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 의원은 행안부장관에 유력시 됐으나 인수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고사했고, 신 대변인이 이름을 올린 과기부장관 자리에도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이 낙점됐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물망에 오른 최 교수도 2차 인선에서 빠졌다.
안 위원장은 자신이 강점을 가진 과학기술, 보건, 복지 분야에 측근들을 앉히고 싶어했으나 실현시키지 못하게 됐다. 이로써 자신의 공약 실현도 사실상 어려워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 위원장이 국정과제 선정을 총괄하는 인수위원장 역할을 하더라도 인적 지분도 확보하지 못한데다가 자신의 공약까지 반영하지 못하게 되면 사실상 '이름뿐'인 공동정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 위원장 측근인 최진석 교수는 이날 인사 발표 직후 "새 정부에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돌아왔다. 각성의 세례를 통과한 냄새가 나질 않는다"고 윤 당선인의 인선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나 있는 풀을 보면 그 땅이 어떤 땅인지를 알고,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는 사마천의 글을 인용하며 "정치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세력은 사람들이 만든다. '그런 사람들'을 '그런 정치'를 할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새 정부 권력에 매우 이질적인 힘, 과거 정권 재판이 되지 않게 할 유일한 '송곳'이 하나 있다. 안철수다"라며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전혀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고 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