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순 기자 2022.03.29 07:03:40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확진돼 사망한 사람이 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은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앞으로 2~3주간 확진자의 사망을 막는 것이 큰 숙제가 됐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먹는 치료제를 신속히 처방해 고령자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 고위험군 밀집 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에 집중하고, 필요시 면역저하자에 대해 직접 항체를 주입하는 항체요법도 도입할 방침이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사망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8일 0시 기준 올해 약 3개월간 사망자 수는 9623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국내 코로나19 유입 이후 누적 확진자는 1만5186명 중 63.4%를 차지한다.
첫해인 2020년은 900명(5.9%), 지난해 4663명(30.7%)이 사망했으나 올해 오미크론 유행 영향으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사망한 9623명 가운데 3월 들어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한 사람은 7128명에 달한다.
3월 첫째 주 사망자 수는 901명이었으나 둘째 주 1348명, 셋째 주 1957명, 넷째 주 251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1주 전 1957명보다 28.6%, 3주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 중 60대 이상 고령자가 2387명(94.9%)으로, 이 중 38.1%는 미접종자였다. 특히 80세 이상의 치명률이 2.8%로, 60대와 비교해도 치명률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뇌경색·심부전 등 순환기계 질환, 치매 등 신경계 질환, 당뇨병·갑상선질환, 악성종양 등 기저질환자도 고위험군이다.
당분간 사망자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측이다.
특히 델타 변이가 유행한 작년 12월에는 위중증 환자가 먼저 늘어난 후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미크론 유행은 위중증을 거치지 않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요양병원·요양원 등의 집단감염 지속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욱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감염자가 늘며 위중증 단계를 거치지 않고 사망으로 보고되는 사례들이 조금 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도 같은 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집단감염과 중증화에 취약한 고위험시설로 더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고령층에 대해 먹는 치료제를 적극 활용하고, 돌봄공백도 최소화해 감염과 중증화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기존에 확보했던 먹는 치료제(경구치료제) 100만4000명분에 더해 추가로 팍스로비드 20만명분을 추가 구매했다.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처방할 치료제를 조기도입하기 위해서다.
총 120만4000명분 중 96만2000명분은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24만2000명분은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다.
방역 당국은 기본적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하고, 병용금기 약물 등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군에게는 라게브리오를 투약하도록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망자 속출 사태를 막기엔 이미 늦었다는 비관적인 예측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점이 지나가고 있는데 언제 먹는 치료제를 들여와서 처방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제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정부의 방역 완화 및 치료제 확보 관련 늑장대응을 비판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가 밀집한 요양병원·시설 등 방역 관리도 관건이다. 지난 4주간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587건으로, 총 3만1235명이 확진됐다.
보건소와 감염 취약시설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보건소 현장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검사-치료-입원 신속체계를 마련해 고위험군의 위중증·사망을 예방할 방침이다.
면역저하자 및 고위험시설의 입원 환자 및 입소자, 종사자에 대한 4차 접종도 재차 독려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4차 접종자는 현재까지 25만1983명 수준이다.
면역 저하자에 대해서도 예방접종에도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 장기이식자나 항암치료자 등 면역 저하자에게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예방적 항체요법' 도입을 검토한다.
정 본부장은 "60대 이상 고령자는 작년 12월에 3차 접종을 시행한 후에 3개월이 경과하면서 감염 예방효과가 감소해 돌파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보건용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의심증상 시에는 조기에 검사를 받아 투약 받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