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國葬)이 진행중인 가운데, 정부와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 빈소 앞에서도 고인의 생전 영상물 상영 여부를 두고 마찰을 빚어 ‘눈총’ 을 받았다.
민주당은 당초 행안부가 제공한 전광판 차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물을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행안부가 그 내용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영하려 한 내용은 모두 4장의 CD에 담겨져 있으며, 그 중 1개의 CD는 지난 6월11일 63빌딩에서 열린 6·15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6·15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은 “만일 이명박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을 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할 것임을 확신 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국민들을 향해서는 “마음속으로부터 피맺힌 심정으로 말한다”며“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하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이 같은 내용이 상영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CD 4장 중 1장이 현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영상물 상영을 불허한 것은 ‘사후 검열’ 아니냐”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최 의원은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하다 돌아가신 대통령인데 사후에도 김 전 대통령을 검열을 하는 듯한 행위는 온당치 않다”면서 “행안부는 김 전 대통령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 만큼 영상물 상영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영상은 이미 인터넷 등에서 공개됐던 내용”이라며 “정부측과 계속 협의중이며, 정부 공식 차량에 상영이 안되면 민주당 측이 준비한 차량에서라도 상영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족측은 21일 “국장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최경환 비서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장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희호 여사를 포함한 유족들의 생각”이라면서 “이런 의견을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행안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최 비서관은 “이번국장은 국민 화합과 통합,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는 국장”이라며 “국민과 함께하는 국장이 되는데 저해되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행안부의 ‘DJ영상물’ 상영 제재 조치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유족 측에서 자제 요청을 해옴에 따라 이번 국장 기간 동안 ‘DJ영상물’ 상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