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점령한 원전 부근 슬라부티치 사수 표명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우크라이나가 체르노빌 원전 부근에 있는 슬라부티치를 러시아에 점령당한 가운데 슬라부티치를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 미디어에 영상을 올리고 "슬라부티치 시내로 진입한 러시아군이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강력한 저항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에 수백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슬라부티치시 광장에 모여 대규모 항전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슬라부티치는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시위는 우크라이나 항전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유리 포미체우 슬라부티치 시장을 일시적으로 구금했다가 풀어줬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가 체르노빌 원전 사태 후 새로운 정착지로 건설한 슬라부티치를 포격해 원전 관련 민간인들을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2000년께 전력 생산을 중단했지만 수천 개의 폐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가동 중인 냉각 시스템을 관리하고자 상당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슬라부티치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재난이 일어난 후 원전 직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세워졌으며 현재 원전 직원과 그 가족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벨라루스 국경과 가까운 체르노빌 원전의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슬라부티치는 사실상 고립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