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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이달 말 임기 마친다

한지혜 기자  2022.03.23 11: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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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을 8년간 이끈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그는 '정권 교체에도 처음으로 연임한 총재', '43년 한국은행 최장수 근무' 등의 기록을 남겼는데, 특히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17년간 참석하기도 한 통화정책 전문가로 평가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경제전망을 담당하는 조사국장과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정책기획국장을 거쳐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를 역임했다. 이어 부총재(3년) 재임 때는 당연직 금통위원으로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했고, 총재를 연임하며 8년 동안 금통위 의장으로서 통화정책을 주도했다.

2018년 문재인 정권에서 연임에 성공했는데, 한은 총재가 연임한 것은 2대 김유택(1951∼1956년), 11대 김성환(1970∼1978년) 총재에 이어 역대 3번째다. 특히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기 시작한 1998년 이후로는 최초 연임이고,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 유임된 사례도 이 총재가 최초다.

이주열 총재는 재임 8년 동안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했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았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확산, 취임 4개월 만인 2014년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와 2016년 6월 브렉시트를 거치는 동안 1.25%까지 인하하며 경기회복을 지원했다.

이후 2017년 들어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도모했고, 1년 간격을 두고 이듬해 11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2019년 들어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등의 악재가 이어지자 이 총재는 기준금리 방향을 다시 인하 쪽으로 틀었다. 그해 7월과 10월 인하 결정을 통해 기준금리를 1.25%로 내렸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 총재는 3월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며 '빅컷'을 단행한 데 이어 5월28일 추가 인하를 통해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췄다.

한은이 지난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 중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통화정책에 대한 이 총재의 전문성과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2021년 접어들면서 국내 경제는 팬데믹 속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작용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금융불균형은 심화됐다.

이 총재는 2021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고, 11월과 올해 1월에는 추가 인상을 단행하며 1.25%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국내외 물가가 급등하고,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뒤늦게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한은의 선제적 금리인상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출신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지난해 11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연준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은은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 총재는 임기 동안 캐나다, 스위스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연장하며 외환안전망을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며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을 때 한미 통화스와프를 발표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달 19일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한 이 총재에게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 총재가 조직·인사 혁신을 추진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물러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총재의 송별 기자간담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8년간 한은의 수장으로서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면서 느꼈던 고민과 소회를 털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