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기자 2022.03.22 08:09:11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대선 12일 만에 신·구 권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면서다.
청와대는 21일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에 대해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만나 이런 우려를 전달하고, 정부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협의하는 방식으로 '속도 조절'을 하자는 절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상 윤 당선인이 첫 역점사업으로 내놓은 '용산 시대' 구상을 문 대통령이 가로막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당선인 측에서는 "대선 불복"이라는 비판까지 터져나오는 등 인수위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실무협상이 공전하고 있어 당분간 대치 국면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권 이양기 국정 운영에 대한 적잖은 갈등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 장관회의 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운 이전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이 안보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현 청와대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등 대공방어체계를 조정할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며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합참·청와대 모두가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윤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집무 시작은 용산이 아닌 통의동 사무실에서 할 것이라면서도 "5월 10일 0시 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청와대를 향해 '대선 불복' 프레임을 내세워 역공을 펼쳤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대선에 패배하면 승복하고 새로운 정부가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정치 도의상 당연하고, 원활한 정부 인수인계에도 필요한 일"이라며 "대선 불복"이라고 주장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통해 "국민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겠다는 새 정부의 결단과 계획을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예비비 편성부터 못 해주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전 계획은 무리라면서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청와대가 정치적 의도로 반대한다는 ‘대선 불복’프레임을 내세웠다.
이어 "청와대가 이야기 한 안보 공백의 문제는 이미 충분한 검토를 했으며, 윤 당선인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한 바 있다"면서 "그러니 더 이상 지체 말고 즉각 국무회의에 예비비 편성안을 상정하고, 새 정부의 행보에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