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주 공관위 구성…영남권 출사표 줄이어
'탈환' 벼르는 강원·충남·충북도 현역·원외 줄출마
경기 '대장동 저격수'…서울 오세훈엔 경쟁자 無
의원들 출마 접는 민주…'이재명의' 경기만 치열
전북 외 호남 조용…부산·경남 등 영남권 '기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78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를 맞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완전히 딴 판이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민주당은 수성에 나서는 현직 단체장과 수도권과 호남을 제하면 현역 의원 출마자의 씨가 마른 반면 대선 승리에 고무된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고 광역단체장 선거에 뛰어들고 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미래여당'은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한달이 채 안돼 치러지는 지선 낙승을 점치는 반면, 5년 만에 정권을 뺏긴 '미래야당'은 의석수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현역 차출이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국힘, 내주 공관위 구성…영남권 출사표 줄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가장 먼저 달아오른 건 보수 텃밭인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선 경선을 치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0일 '대구 리모델링'을 표방하며 발빠르게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윤재옥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은 현직 박형준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5선인 서병수 의원이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같은 5선인 조경태 의원과 3선의 이헌승·하태경 의원, 박민식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울산은 서범수 의원이 지난 14일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시장을 지낸 친형 서병수 의원에 이어 서범수 의원도 울산시장에 당선될 경우 형제가 광역단체장을 역임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은 가장 먼저 울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허언욱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도 출마를 선언했고 이채익 의원, 박맹우 전 울산시장, 박대동 전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한 뒤 8월째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경남지사는 윤석열 당선인 핵심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 박완수·3선의 윤영석·조해진 의원의 출마설도 제기된다. 경남지사 출신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태호 의원의 차출설도 나온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주영 전 의원, 4선 김재경 전 의원도 출마할 것으로 점쳐진다.
◆'탈환' 벼르는 강원·충남·충북도 현역·원외 줄출마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한 후 '탈환'을 벼르는 충청·강원권 광역단체장 후보군도 출마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강원지사는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TV토론 준비를 맡았던 황상무 전KBS앵커가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지역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을 지낸 이양수 의원과 인수위 총괄보좌역인 이철규 의원도 하마평이 나온다.
충북지사에는 이혜훈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서울 서초갑으로 내리 3선을 했지만 부친의 고향이 충북 제천으로 지역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연고가 있다.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덕흠·이종배 의원,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도 충북지사 도전에 나선다.
충남지사로는 4선 이명수 의원이 나섰다. 김동완 전 의원,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도 출마 의지를 밝혔고 홍문표·김태흠 의원의 출마도 거론된다. 대전시장에는 정용기·이장우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경기 '대장동 저격수'…서울 오세훈엔 경쟁자 無
이재명 후보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지사엔 김은혜 의원의 차출론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대선 기간 '대장동 저격수'로 나서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마찬가지로 '대장동 1타 강사'로 활동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경기도를 차기 대권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에 기인해서다. 다만 김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을, 원 전 지사는 인수위 내 기획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출마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1일 경기지사 출마설에 대해 "서울시장에 다시 나가는 건 명분이 있을 지 몰라도 다른 단체장에 도전하는 건 명분이 약하다”고 일축했다. 함진규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인사로는 처음 지난 13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5선 정병국·심재철 전 의원, 재선 주광덕 전 의원, 현직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성원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인천은 최근 선거법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을 면한 4선 윤상현 의원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이학재 전 의원에 이어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윤석열 당선인 측근으로 알려진 심재돈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문병호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시장은 지난해 4·7 재보선에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의 재도전이 굳혀지면서 국민의힘 내에선 이렇다할 현역 경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도 오 시장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의원들 출마 접는 민주…'이재명의' 경기만 치열
반면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접었다. 지난 12일까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역위원장 사퇴서를 낸 전현직 의원은 7명에 그쳤다. 정권을 내준 뒤 '여소야대' 의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172석 유지가 절실한 데다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초래했을 때 의석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당헌당규상 기초·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120일 전까지 지역위원장직에서 물러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역위원장 사퇴는 지선 출마의 신호탄으로 꼽힌다.
서울시장의 경우 재선 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 외에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우상호, 박용진 의원 등이 대선 패배 책임을 이유로 출마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에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거론된다.
대선 막판 이 후보와 연대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이 나온다.
이 후보가 직전 지사를 지냈던 경기지사는 중진 의원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인구 유입으로 서울보다 인구구조가 젊어진 데다가 지난 대선에서도 이 후보가 50.94%를 득표하며 그나마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를 경선부터 도왔던 5선 조정식(경기 시흥을),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 외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4선 최재성(서울 송파을) 전 의원이 모두 사퇴서를 냈다. 최 전 의원은 송파을 재보선에 나서기 전까지 남양주갑에서 내리 3선을 한 바 있다.
인천시장 후보군으로는 지역 중진 의원들이 거론됐지만 불출마 기류가 강해지면서 박남춘 현 시장이 수성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 외 호남 조용…부산·경남 등 영남권 '기근'
호남의 경우 전북이 치열한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현직 송하진 지사가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김윤덕(전주갑),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이 나란히 지역위원장을 사퇴했다. 대선경선에서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안 의원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각각 도왔다.
광주전남은 현역 의원 중 지역위원장 사퇴서를 낸 경우가 없다. 전남은 현직 김영록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고, 광주는 이용섭 현 시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리턴매치가 점쳐진다.
원희룡 전 지사가 떠난 제주지사에는 오영훈(제주을) 의원이 지역위원장 사퇴서를 내고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대전·충남·충북·세종 등 충청권도 대체로 민주당 소속 현직 단체장이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직 이시종 지사가 3선으로 연임이 제한된 충북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보은옥천영동괴산) 변호사가 유일하게 지역위 사퇴서를 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부산·경남은 당초 현역 의원 출마가 점쳐졌지만 대선 패배 이후 잠잠해졌다. 이번 대선에서 부산(38.15%), 경남(37.38%) 모두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당초 목표치인 40%대에 미치지 못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확인한 탓이다.
부산시장은 지역의 박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이 모두 출마에 선을 그었다. 원외에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해영 전 의원이 거론되나, 지난 4·7 재보선에서 고군분투한 김 전 장관을 또다시 차출하는 것은 무리라는 여론이 강하고 김 전 의원도 출마에 거리를 두는 양상이다.
경남지사 역시 민홍철(김해갑), 김정호(김해을), 김두관(양산을) 의원 모두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하지 않으면서 간접적으로 출마에 선을 그었다. 대구는 홍의락 전 의원(북구을)이 사퇴서를 내고 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원지사 출마 물망에 올랐던 이광재 의원은 당권 도전에 무게를 실었고, 강릉 출신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재선 은평구청장을 지낸 김 전 비서관은 선대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