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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산불, 213시간만에 진화…역대 최장 기록

김도영 기자  2022.03.13 10: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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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한울원전과 삼척 LNG 가스기지, 불영사, 금강송 군락지 지켜내
헬기 20대와 야간 열화상 드론 대기시켜 잔불 진화·뒷불 실시
산불 진화에서 수습·복구 단계로 전환해 피해 지역 주민 생활 안정 지원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경북 울진 산불이 무려 213시간만에 주불이 잡혔다. 지난 4일 발생해 10일 만에 꺼지며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됐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3일 오전 9시 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울진 산불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며 "피해 구역이 워낙 넓어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총 9일간 진행된 울진 산불은 울진지역 4개 읍면과 강원 삼척지역 2개 읍면이 잠정 피해 지역으로 확인됐다"며 "총 진화 소요시간은 13일 오전 9시부로 총 213시간이 경과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산불 발생 초기 건조한 날씨와 엄청난 강풍으로 울진 한울원전 또 강원 LNG 가스기지 등 국가시설과 또 인구밀집지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설물과 민가 보호에 우선 주력했다"며 "산불이 천년고찰 불영사 인근까지 남하해 이를 저지했고, 소광리에 있는 수백 년 자란 금강송 군락지 근처까지 산불이 확산됨에 따라서 핵심 구역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전력을 총동원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산림 피해는 많이 커졌지만 한울 원전, 삼척 LNG 가스기지 등 국가기간시설과 불영사와 금강송 군락지 등이 아무런 피해 없이 지킬 수 있었고 다행히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청장은 "진화 과정에 어려웠던 점은 산불 발생 초기에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계속 불어서 저녁 무렵 울진원전을 지나 강원 삼척 원덕읍까지 급속히 확산돼 불가항력적으로 피해 구역이 급속히 확산됐다"며 "또 주요 시설 방어를 위해서 우선 진화한 후에 산림지역 진화에 나섰지만, 짙은 연무와 현장의 연기가 빠려자가지 않아서 헬기 진화에 애로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또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와 이어지는 삼척 응봉산 자락은 해발 고도가 높고 절벽지와 급경사지로 이뤄져 인력 접근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주로 헬기에만 의존해야 했다는 점이 진화의 어려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주불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산림당국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청장은 "오늘 내리는 비가 잔불을 꺼주면 좋겠지만, 비가 적게 내릴 것에 대비해 헬기 20대, 야간 열화상 드론 6대를 대기시키고 잔불 진화와 뒷불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며 "이 시간부터 정부는 진화대응단계를 수습·복구 단계로 전환해 피해 조사와 피해 지역 주민의 조기 생활 안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림당국은 산림분야 조사복구추진단을 구성해 신속한 산림 피해 조사와 산사태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응급복구, 경제림 조림·산림생태계의 복원 경제를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154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2만923㏊의 산림피해와 주택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2만923㏊의 산림피해와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로 집이 불에 타면서 3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울진 산불은 최초 발화 이후 213시간만에 주불이 진화되면서 역대 최장 산불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종전 최장 산불은 지난 2000년 4월7일부터 15일까지 8박9일동안 탔던 동해안 산불로, 191시간만에 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