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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p' 초격차 …국힘 '여가부 폐지' 고심

당 일부 “여가부, 부총리급으로” 격상 주장
이준석 “당선인 공약 비판 안돼, 혼란 온다”
권성동 “여성혐오로 몰아간 건 민주당”

김철우 기자  2022.03.12 10: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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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대선 10%p 차 압승을 예상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국민의힘이 0.73%p 차의 초박빙 결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막판에 거센 추격세를 보인 데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세대포위론', 서진정책' 등이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 등으로 20대 여성의 반발을 사면서 "젊은 여성에게 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 중 58.7%가 윤 후보를 선택했다. 20대 이하 여성 58.0%는 이 후보를 뽑은 것으로 예측됐고, 윤 후보를 선택한 20대 이하 여성은 33.8%였다. 과반이 넘는 '정권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에 손을 든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혐오로 젠더 차이를 가르면 안 된다", "여성 접근 노력이 부족했다" 등 이 대표의 젠더 전략에 의구심을 표하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병수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공약, 다시 들여다보자"라며 "따지고 보면 이대남이 이대녀 때문에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도, 이대녀가 이대남으로 인해 불평등해진 것도 아니다.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의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전했다.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에 당선된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은 "여성의 안전이나 저출산 문제나 가족의 문제를 어느 부서에서는 해결해야 되는데, 지금 인구 절벽이기 때문에 대통령 프로젝트로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며 "이 기능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서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고 오히려 역할 격상을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라디오에서 "젊은 여성들, 20대 특히 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좀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조금 우리 선거 전략 과정에서도 한 번 돌이켜봐야 될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 공약 재검토는)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결과적으로는 이대남, 이대녀라는 그 젠더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을 더 도드라지게 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을 해야 된다"며 "결과적으로는 젊은 여성들이 가졌을 만한 소외감이라든지 어떤 배타적인 감정에 대해서 앞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윤 후보 측근 일부는 "당선인의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는 말라"고 맞섰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구성원들이 이준석을 까든 말든 관계없고 선거 평가는 자유롭게 하고 다녀도 되지만 당선인의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는 말라. 바로 혼란이 온다"며 "그것이 선거 직후의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도 "이 결단은 여가부에 대한 국민 여론과 시대정신을 따른 것"이라며 "이것을 젠더 갈등, 여성 혐오인 것처럼 무작정 몰아간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여가부 폐지 공약은 지켜질 것이고, 여성 보호는 갈라치기가 아닌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