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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정책 기조 여전히 완화적"…추가 인상 가능성

한지혜 기자  2022.03.10 13: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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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시 경제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으로 판단했고, 가계부채 누증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줄여나갈 필요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성장률 하락 등으로 올해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추가 인상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3월)'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시장, 금융불균형, 실물경제에 미친 파급영향을 점검한 결과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 완화를 통해 거시경제 전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에 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1.0%까지 올린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25%로 복귀했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취약성지수를 활용한 GaR(Growth at Risk) 분석 결과 지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안정 리스크를 완화시켜 향후 예상치 못한 충격 발생시 자산가격 급락, 취약계층의 상환불능에 따른 경제활동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성장의 꼬리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GaR은 대내외 충격 시 발생 가능한 최대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의미하는데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실물 경제의 하방리스크 점검 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은은 정부의 강화된 대출규제에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가세하면서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주택가격의 오름폭도 크게 축소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의 누증은 초기 성장을 부양하는 효과가 있으나, 이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높다고 봤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화됐지만 그간 금융불균형 위험이 지속적으로 상당폭 누증돼 온 만큼 이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당분간 둔화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가계의 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부동산시장 움직임, 주식시장 회복 상황 등에 따라 수익추구를 위한 투자목적의 자금수요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질중립금리 대비 실질기준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같은 완화적 금융상황에서는 긴축적 금융상황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의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완화적 금융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때 성장을 0.09% 낮추고 물가를 0.11% 떨어뜨리는 반면 긴축적 금융상황에서는 성장과 물가를 각각 0.41%, 0.24%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과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은이 최근의 물가상승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본 결과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6%) 가운데 2020년 12월 대비 기대인플레이션 요인이 0.723%포인트 높아졌고, 물가 고유 요인이 0.878%포인트, 경기요인이 1.034%포인트, 국제유가 요인이 0.395%포인트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와 관련,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대된 것으로 분석돼 물가 충격의 2차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의 금융·경제 파급영향을 점검한 결과, 경제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은 현재로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반면 금융시장에는 정책효과가 원활히 파급되면서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은 성장, 물가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장단기 비용·편익을 균형있게 고려해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물가지표와 기대인플레이션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2차 효과의 확산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