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쌍용자동차 노사 점거 파업 77일 만에 극적 타결을 이루면서 고비를 넘겼다.
쌍용차 노사는 6일 평택공장 도장2공장과 본관 사이에 설치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마지막 협상을 갖고 무급휴직 및 영업직 전환 48%, 회사 정상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 철회 등에 최종 합의했다.
쌍용차 협력업체 채권단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고 공장 가동은 물론 회사 정상화를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노사 모두 극적 타결을 이뤄내면서 77일간 암흑같던 쌍용차에 ‘희망의 불씨’가 피어 올랐다.
◆쌍용차 구조조정안 발표 vs 노조 공장 검거 파업
지난 2004년 10월 상하이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12월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세웠다. 상하이차는 한달 뒤인 올 1월9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철수했다.
이후 사측은 지난 4월 삼정KPMG를 통해 연간 2320억원의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7122명 가운데 36%를 차지하는 2646명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상하이차가 갖고 있는 지분 소각과 산업은행 8800억원 공적자금 투입, 5+5시간 3조2교대 포함한 근무형태 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원 출연, 긴급연구개발자금에 노동자 1000억원 담보 등을 제시하며 사측에 맞섰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노조는 결국 5월21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다음날인 22일부터 공장 정문 등 주요 출입문을 걸어 잠궜다.
회사도 같은 달 31일 직장폐쇄를 선언했고 6월2일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105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정 회의, 노사대화가 수차례 진행됐지만 번번이 결렬됐다.
회사는 6월26일 최종 정리해고자 976명 중 ▲2012년 100명 무급휴직, 100명 제한적 리콜(우선 재고용) ▲450명 희망퇴직 기회 재부여 ▲320명 분사 및 영업직 전환 등을 담은 최종안을 내놓고 다시 노조 설득에 들어갔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고 노-노 갈등이 시작됐다. 같은 달 23일부터 출근 투쟁을 했던 쌍용차 임직원 3000여명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파업 중이던 노조원들과 충돌,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했던 이틀간 간헐적 충돌로 노조원과 직원들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다시 공장 출입문은 용역, 임직원에서 노조원들로 바뀌게 됐다.
◆고립된 노조원 600여명…최루액 vs 화염병 ‘대치’
쌍용차는 점거 파업을 하고 있는 노조원들의 퇴거를 위해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에도 공권력 투입을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16일에는 공장내 물과 음식물 반입, 의료진 출입을 막고 나흘 뒤인 20일에는 단수조치와 가스공급 중단, 소화전 차단 등을 통해 도장공장 내 머무르는 노조원들을 ‘고사상태’로 몰아넣었다.
경찰도 법원의 강제집행이 이뤄진 20일부터 공장 내부로 진입했고 5일에는 노조원들을 도장2공장을 몰아넣으며 전방위 압박 작전을 펼쳤다.
경찰은 최루액과 테이저건 등으로 지상과 상공에서 노조를 제압했고 노조는 새총과 화염병, 쇠파이프 등으로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임직원, 노조원 등 20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노사 협상 결렬에서 타결까지
경찰헬기에서 뿌리는 최루액, 새벽에도 이어지는 사측의 선무방송, 파산 압박 등 고사상태에 놓인 노조는 ‘대화를 안하려면 차라리 다 죽여라’라며 사측에 공식적으로 노사간 대화를 요청했다. 여야 국회의원, 지자체장으로 구성된 중재단도 노사간 대화 촉구에 힘을 실었다.
파국만은 막자는데 공감한 노사는 ‘조건없는 대화’가 결렬된지 42일 만인 지난달 30일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 나흘간 7차례에 걸친 밤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정리해고자 974명의 처리문제 만큼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 됐다.
노조는 대화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했지만 사측은 6대4원칙을 고수하며 30% 무급휴직, 10% 영업직 전환이라는 다소 양보된 최종안을 노조가 거부한다면 더이상 대화를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간 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2일 경찰은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고 도장1,2공장, 조립3,4라인, 복지동, 차체공장 일부를 점거하고 있는 노조를 지상과 상공에서 합공하며 5일에는 도장2공장과 복지동으로 몰아넣었다.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이 본격화되자 점거 농성을 하던 노조원 110여명이 5일과 6일 만 하루동안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경찰의 강제진압, 쌍용차 부품·협력업체로 구성된 협동회 채권단의 파산 신청 등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자 부담을 느낀 노조는 정리해고 일부 수용이라는 최종안을 놓고 사측에 대화 재개를 요청했고 사측도 40% 고용보장안에 한발 물러서면서 결국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무급휴직 및 영업직 전환으로 974명 가운데 470여명이 고용을 보장받게 됐고 나머지 인원은 분사 및 희망퇴직으로 전환된다.
형사상 처벌은 사측이 최대한 선처를 호소하기로 했고 민사상 소송은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에만 사측에 노조에 15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께 협상타결 조인식을 갖기로 했으며 한상균 지부장은 조인식 이후 경찰서에 자진 출두하는 한편 체포영장이 발부된 나머지 28명의 간부들도 경찰에 자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