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순 기자 2022.03.09 06:30:53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8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총 1만3000~1만4000명의 러시아 국민이 시위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에서는 반전 시위로 연일 국민들이 체포되고 있다. 아울러 침공에 동원된 러시아 병사들의 사망 소식도 국제 언론을 통해 꾸준히 알려지는 중이다.
번스 국장은 "이는 러시아처럼 매우 억압적인 나라에서는 작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에서는 사망한 어린 병사들의 장례식이 열린다"라며 "이는 확실히 시간이 가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비교적 적은 수지만 매우 용감한 러시아 국민들이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한다"라고도 했다. 이를 토대로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러시아 국내 여론을 주시하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국영 미디어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해 사람들이 듣는 바를 장악하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푸틴의) 개인적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자 광범위한 제재로 대응하는 동시에, 러시아 내부 반전 인식 제고를 위한 여론전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전쟁이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야망'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와 관련, 지난 2일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 병사들을 향해 "지도자들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이 전쟁은 한 남자 혼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었다.
아울러 세르게이 키슬리츠야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사망한 러시아 병사의 대화 내용이라며 "그들(우크라이나인)이 우리(러시아군)를 파시스트라고 부른다" 등의 발언이 담긴 대화록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에서는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병사 사망 숫자도 언급됐다. 스콧 베리어 미국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망한 러시아 병력이 2000~4000명에 달한다는 증언을 내놨다.
러시아는 침공 일주일 후인 지난 2일에야 자국 병력 피해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밝힌 자국 병력 피해 규모는 사망 498명, 부상 1600명이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연설에서 자국 징집병을 참전시키지 않고 예비군 소집도 하지 않는다며 '직업 군인'만 작전에 투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도 러시아 내에서 확산하는 반전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러시아가 시리아 등지에서 외국 전투원을 모집한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번스 국장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푸틴 대통령의 기대에 못 미쳤다며 "푸틴은 지금 분노하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민간인 사상을 고려하지 않고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