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가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평화호소문을 발표하고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반인륜적 비극"이라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에 나선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는 러시아의 공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키이우에 사는 부모님과 여동생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쉐겔 교수는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감이 느껴졌다"며 "전화가 끊어지고 12시간 동안 어머니의 생사를 알 방법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남은 것은 기도뿐"이라며 "하지만 기도만으로는 러시아의 폭격과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한국 국민과 전세계가 도와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소속 로만 신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핵무기 카드를 내놨다"며 "이번 전쟁은 인류 최악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향해서는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우크라이나에 연대하고 전쟁을 단호히 비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러시아의 침공 즉각 중지 및 철군 ▲두 나라간 대화를 통한 평화적 사태 해결 ▲러시아 핵무기에 대한 국제기구의 대처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등을 촉구했다.
기도회를 마친 30여명의 참석자들은 '전쟁을 멈춰라', '평화가 답이다' 등 피켓을 들고 러시아대사관으로 침묵행진에 나섰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염원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