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열기 높아…전남 이어 전국 2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투표인데 너무 설레고,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회가 주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4일 전북 지역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근길에 들른 직장인부터, 자녀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데려다주고 온 학부모, 군 장병까지 모두 바쁜 시간을 쪼개 도내 243개 투표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6시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이 곳은 투표 시작 전부터 시민 수십여 명이 몰리면서 10m가량 줄을 서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투표 사무원의 지시에 따라 순서를 기다리다 체온을 재고 신분증 확인 과정을 거친 뒤 투표에 참여했다.
50대 김모 씨는 "투표는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전투표를 하려고 출근길에 나와 줄을 섰다"고 말했다.
이어 70대 이모 씨는 "정권 안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사전투표를 하게 됐다"며 "이미 누구를 뽑을지 정해놔서 큰 고민은 없었다"고 전했다.
출근 시간이 다가오면서 잠깐 시간을 내 투표소를 방문한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김태민(19)군은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돼 떨리고 한편으로는 설렜다"면서 "저만의 권리를 얻은 것 같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투표한 사람이 되면 좋겠지만, 누가 되든 나라를 잘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비호감 대선'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은 투표 직전까지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진북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한 30대 직장인은 "오늘 아침까지도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면서 나왔다"며 "여당이 국회 의석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어 이번에는 야당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호성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도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육군35사단 장병들로 붐볐다.
장병들은 오전부터 부대 버스를 나눠 타고 투표소를 찾았다. 해당 투표소를 찾은 장병은 90명 정도다.
손에 신분증을 든 앳된 얼굴의 20대 초반 장병들 중 일부는 태어나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 참여하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기쁨을 누렸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이날 오전 전북도청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김승수 전주시장,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도당위원장, 서거석 전북교육감 예비후보 등도 모두 사전투표에 동참했다.
덕진동 주민센터와 송천2동 주민센터 내 마련된 투표소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짬을 내 투표하러 온 유권자 수십여 명으로 매우 북적였다.
주로 근처 직장에서 잠시 짬을 내 투표하러 온 회사원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모두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었다.
실제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북 유권자 153만3125명 중 28만936명이 투표를 마쳐 사전투표율은 18.32%로 나타났다. 이는 전남(20.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재까지 전북 14개 시·군 중 장수군이 27.18%로 가장 높고, 전주시 덕진구가 15.24%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