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정부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생후 7개월 아기가 병원 이송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사망 원인이나 치료·입원 과정에 지연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신생아와 영아(2세 미만)는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재택치료 중 의료 상담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오후 청주 오송 질병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사망 원인이나 치료 과정에 대한 조사 및 평가,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보가 확인되면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7개월 아기에 대해 구급차가 출동했고 환자를 이송하는 절차상 중간에 시간을 지연시킨 문제가 있었는지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 수원에서는 재택치료를 받던 생후 7개월 아기가 건강 상태가 나빠져 119 구급차를 통해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수원지역 입원이 어려워 안산의 대학병원으로 이동한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반장은 "1차 상황 보고를 받은 바로는 일종의 심정지 상태에서 신고가 들어왔고 8~9분 내 119가 도착해 30~40분 뒤 고대안산병원으로 이송했다"며 "그 과정에서 CPR(심폐소생술)을 하던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반장은 "보통 30~40분의 지연은 나타날 수 있는데 시간 지연이 있었는지 상황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병상 부족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응급이송체계 과정에서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방역 당국은 스스로 건강상태를 분명하게 밝히기 어려운 신생아의 경우 소아 전담 상담 등을 확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신생아처럼 의사표명을 하기 어려운 경우 부모들이 많이 불안할 수 있다"면서 "식사나 수유량, 소변을 잘 보는지, 호흡곤란이 있는지 등 아이의 상태를 평가하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아 전담 의료상담센터를 통해 소아과 전문의 의료상담 등을 더 제공하면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당초 구급대는 인근의 응급실 10여 곳에 동시에 수용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본은 다른 병원에서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를 파악 중이다. 전국에 소아 응급환자에 대한 인력과 장비 등을 갖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5개소, 소아전용응급실 3개소에 불과하다.
중수본은 "응급환자 수용은 단순 응급실 병상 가용 여부뿐만 아니라 배후 진료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응급의료서비스 제공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면서 "특히 영아의 경우 소아 중환자진료 전문인력, 소아용 장비 가용성 등이 중요함하다. 소아 응급환자에 대한 적시 응급진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재택치료 대상자였던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손 반장은 "보건소에서 확진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계속 안 되는 와중에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며 "보건소에서 연락을 해도 안 되는 부분이라 재발 방지를 검토하고는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재택치료 중 사망자 통계에 대해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 시간이 상당히 지나서 심층 분석을 해야 통계가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소방청 통계를 보면 2020년 출동 건수가 270만건, 이송 환자가 160만명 정도"라며 "출동 건수와 이송 환자 수를 감안해 효율적인 이송 체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방청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