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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野 '지사 시절' 공세 방어 총력

한지혜 기자  2022.02.19 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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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경기지사 공약 이행률 등을 앞세워 '유능 대(對) 무능'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반문정서에 기대 정권교체 명분 말고는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전략의 효과는 국민의힘의 네거티브 전략에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연일 배우자 과잉의전, 법인카드 유용 등 단체장 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인물론을 부각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선거대책위원회는 배우자 김혜경씨가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했고 경기도가 감사를 진행 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추가 의혹에 대해 공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선대위 내부에 이 후보 단체장 시절 논란에 대응할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이 후보 측근 그룹인 성남파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고 대응 방침을 하달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서 행정 경험이 있고 공약 이행률이 높은 편이라는 점을 내세워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다. 조국 사태와 부동산 폭등 등으로 거센 정권심판론을 개인기로 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 정치 초년생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국정에 대해 아는 것도 없이 모르는 게 당연한 것처럼 자랑하듯 하는 리더로는 엄혹한 환경을 이겨낼 수 없다. 유능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공격하면서 유능 대 무능 프레임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설계자를 자처해온 경기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을 필두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부지 개발사업, 두산그룹 분당신사옥 건립 사업 등이 잇따라 특혜 의혹에 휘말리면서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김혜경씨 과잉의전 논란은 경기도 총무과 직원이 이 후보 자택에 초밥 10인분, 샌드위치 30인분을 배달했다는 제보와 이 후보 옆집이 경기주택공사(GH) 직원 합숙소로 사용됐다는 언론 보도가 맞물리면서 그림자 대선조직 논란까지 확대됐다.

야당은 당초 공무원 사적 동원 논란에서 경기도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이 후보가 경기도민 세금을 이용해 대선 준비를 이용했다는 주장까지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까도비(까도까도 비리만 나오는) 후보'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다만 선대위는 9일 김혜경씨가 사과 기자회견한 이후 전직 경기도 공무원발 제보에 대해 뚜렷한 대응 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 옆집에 마련된 GH 합숙소가 이 후보 그림자 대선조직으로 쓰였다는 국민의힘 주장에도 GH 해명을 인용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선대위 공보단 명의 입장문을 낸 것을 제외하면 자체적인 대응 논리는 내놓지 않고 있다.

선대위 안팎에서는 이 후보 최측근 그룹인 성남파를 제외하면 이 후보 단체장 시절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당 출신 인사가 드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별 대응이 되려 상황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판단이 무대응 방침의  주원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 후보 주변을 지켜온 성남파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지만 사실 확인 또는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일조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일부 선대위 관계자가 전직 경기도 공무원발 제보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성남파 등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힘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후보 단체장 시절 악재에 대한 침묵이 사실상 인정으로 해석되고 이 후보 거부 정서의 원동력 중 하나인 도덕성 문제로 이어지면서 반등 전략인 인물론이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확대되면 이 후보와 느슨하게 결합된 비(非)이재명계의 태업 또는 타자화 성향이 심화될 수도 있다. 최근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기관이 지난 14~16일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석열 40%, 이재명 31%로 오차범위 밖 9%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갤럽이 18일 공개한 2월 셋째주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가 석달만에 40%대(41%)를 돌파하며 이 후보(34%)와 격차를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로 벌렸다.

다만 민주당 선대위는 지지율 격차 확대를 야권 단일화 화두로 여권 지지층의 여론조사 참여가 저조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