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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내일 상폐 심사...거래재개 여부는

한지혜 기자  2022.02.17 1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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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오는 18일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코스닥시장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바이오 열풍의 주역이었던 신라젠은 이날 다시 상장폐지와 거래재개의 갈림길에 올라선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2심 격인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신라젠의 상폐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달 18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20영업일 안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폐,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되는데 그 기한이 18일이다.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같은 해 11월 기심위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개선 기간 종료 후 이뤄진 지난 달 심사에서 상폐 결정이 나왔다.

◆신약개발 지속성 판단 관건…개선기간 부여 가능성 거론

만약 이번에 또 상폐 결론이 나오더라도 신라젠은 이의제기를 통해 최종심에 해당하는 코스닥시장위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시장에선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결정의 가능성을 높게 거론하고 있다. 기존에 한국거래소가 요구했던 경영진 교체·지배구조 개선·대규모 자금확보 요건을 신라젠이 충족한데다, 17만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단 시각이다. 소액주주들은 상폐 결정의 이유와 절차를 문제삼으며 거래소 이사장 고발 및 압수수색 촉구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번 심사의 관건은 상폐 결정의 주요인이었던 영업 지속성에 대한 판단이 될 전망이다. 기심위는 신라젠의 이행계획서에 명시됐던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의 신장암 임상 종료 기간 계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포함해 영업지속성을 의심했다. 신라젠이 2020년 11월 거래소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펙사벡 신장암 임상을 2021년까지 종료하고 2022년 중 기술수출 협의를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임상 파트너사인 미국 리제네론과의 협의로 시장성이 큰 임상 D군(Arm D)으로 확대한 점이 상폐 결정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Arm D는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대상 임상이다.

주주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상을 조기에 종료하는 대신 시장 규모가 큰 D군까지 확대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은 영업의 존속 여부를 증명하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신라젠주주연합은 "리제네론과 기존에 협의한 임상 디자인에 따라 일정 환자에서 반응이 나타나면 임상환자를 추가하기로 해 임상을 확대한 것이다"며 "Arm D의 임상 진행은 병용 약효가 기대 이상으로 좋다는 반증이고 더 좋은 기술수출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시장위원회에 앞서, 지난 기심위에서의 소명을 좀 더 보강하고 회사의 향후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주주, 거래소 이사장 고발 등 전방위 압박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작년 9월 말 기준 17만4186명으로, 지분율 92.6% 수준이다.

그간 최대주주 교체 및 자본금 확충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선 신라젠의 거래 재개를 점치는 전망이 많았으나 기심위의 상폐 결정에 주주들은 혼란에 빠졌다.

신라젠주주연합은 최근 한국거래소의 손병두 이사장 등 관계자를 상대로 경찰청에 미공개중요정보 유출 관련 고소·고발장을 제출한 데 이어 서울경찰청에 한국거래소의 압수수색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의 기심위 결정 관련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다.

주주연합은 18일 상장폐지 결정을 공표(오후 6시께)하기 전인 오후 2시께부터 신라젠의 최대주주인 엠투엔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 정보의 사전 유출을 의심했다. 기심위 과정에서 상폐 결정이 공시 이전에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