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러시아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와 관련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불참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공개로 열린 OSCE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대표부 군사안보·무기통제 협상 대표는 타스 통신에 러시아는 특별한 군사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신뢰 구축 및 안보 조치에 관한) 빈 문서(Vienna Document) 상 보고해야 할 만한 심각한 군사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빈 문서 16조를 발동할 근거가 없다고 보고 OSCE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국경 지역에 13만 명이 넘는 병력과 군사 장비 등을 배치한 것에 대해선 "빈 문서 상 통보해야 할 필요가 없는 정기적인 전투 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카펜터 OSCE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우크라가 이번 회의를 요청한 것을 환영한다"며 "놀랍지는 않지만 불행하고 유감스럽게도 러시아는 불참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을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즉각 긴장을 완화하고 건설적으로 외교에 참여하며 선의를 갖고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 정부는 지난 13일 '빈 문서'를 근거로 OSCE에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 국경 지역을 에워싸고 군사력을 증강한 것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48시간 내에 회의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빈 문서는 OSCE가 2011년 채택한 군사 정보, 무기 통제 등에 관한 신뢰 구축 및 안보 조치 협정문이다. 회원국 간에 군사 정보를 공유하고 군사 활동을 할 경우 실시 범위와 완료 날짜, 군사 배치 규모, 관련 무기 및 군사 장비 종류 등을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OSCE엔 러시아를 포함해 5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회의 소집은 문서 채택 이래 12번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