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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접종에 의견 분분..."고위험군엔 접종 이익"vs"부작용 우려"

한지혜 기자  2022.02.14 18: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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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정부가 코로나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부는 접종 대상을 고위험군인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 저하자로 한정했지만 4차 접종의 필요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4일 4차 접종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당국이 정한 4차 접종 대상자는 면역저하자 130여만명과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50여만명 등 총 약 180만명이다.

방역 당국은 최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요양병원·시설 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게 당국의 판단이다. 접종 간격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중화항체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4개월로 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적으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사망 위험이 높지 않으나,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은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백신의 오미크론 예방 효과가 크지 않은데도 너무 잦은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은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르코 카발레리 유럽의약품청(EMA) 백신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잦은 부스터샷은 인간의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1~2회의 추가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4차 접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접종을 하더라도 백신은 오미크론의 70%를 채 막지 못하고 돌파감염이 된다"며 "백신을 계속 맞아서 아무 문제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면역반응에 의해 상당히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3차 접종을 하고 나서 폐렴이 심해지거나 패혈증이나 뇌출혈에 빠진 분들이 병원에 오는 사례를 본다. 개인적으로 나도 1차 접종 후 면역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천 교수는 "4차 접종을 꼭 해야한다면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보호자·환자가 꼭 하고 싶다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모든 요양시설과 면역 저하자에 대해 접종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4차 접종의 이익이 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위험군은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 자체가 높기 때문에 (추가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며 "추가 접종을 하더라도 감염 예방 효과가 길지 않지만 중증이나 사망 예방 효과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잦은 백신 접종이 면역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고 EMA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실험실적 근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 의견을 지지하는 어떤 문헌도 나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차 접종 대상을 일반인으로 확대하거나 일정한 간격으로 5차 이상의 접종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정 교수는 "면역이 저하된 초고위험군은 추가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정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반 인구집단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릴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위험군에 대한 'n차 접종'에 대해서는 "인플루엔자처럼 유행이 예상되는 변이에 대해 1년에 1회정도 접종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오미크론 대유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식으로 접종 정책을 짤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백신보다 치료제에 중점을 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천 교수는 "(환자에게) 1년간 항체가 유지되는 항체치료제 투여를 하거나, 초기에 신속항원검사를 1주에 2번씩 해서 초기에 빨리 진단하고 경구치료제를 투여하거나, 경구치료제를 복용할 수 없는 분들에게 렘데시비르 같은 주사제를 투여하는 등 초기에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며 "내 환자 같으면 이런 방법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