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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14조 추경 증액 홍남기 압박…민주당 재정지출 확대·국힘 지출 구조조정

홍경의 기자  2022.02.08 1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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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14조 추경 증액 한목소리 냈지만 각론은 엇갈려
정부는 여전히 난색…홍남기 "35조·50조 증액 수용 어렵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야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일차 종합정책질의에서도 정부가 14조원 규모로 제출한 새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증액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해도 증액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추경 증액을 압박했다.

 

국민의힘도 추경 증액을 요구했지만 적자국채에는 반대하며 지출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등 각론에서 엇갈린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아직도 전혀 정부안 외에는 증액을 못하시겠다는 입장이냐"며 "부총리는 정부 입장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개인 입장과 정부 입장을 구분할 수 있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국가채무든 세수조정이든 뭐가 됐든 방법론은 정부가 마련해야 된다. 다만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그래도 한달 월세 임대료 정도 수준은 줘야 하지 않는가"라며 "그런 민심에 가장 가깝게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게 국회인데 (방침을) 정해놓고 공개적으로 안 된다고만 얘기하시면 되느냐. 어떤 방법이든 국회 요구에 근접하는 증액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양기대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새 정부가 들어서면 또 다시 추경을 할 것을 감안해서 이번에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하려고 한다고 하는 얘기가 있는데 맞느냐"며 "이번에 과감한 지원을 하지 않서 소상공인들이 빈사에 빠진 상태에서 대선이 끝나고 추경을 한다면 때가 늦는다. 차기 대선을 의식하지 말고 여야와 협의해 국민이 납득할 규모로 과감한 추경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어떻게 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고 정부가 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며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민심의 분노가 폭발하는 것이라는 것을 점을 대통령과 정부가 명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태호 의원도 "문재인 정부에서 홍 부총리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경제관리를 잘하셨다는 평가를 드리고 싶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문제만 나오면 국회와 시각 차이를 보여주고 합의가 잘 안 돼 안타깝다"며 정부의 결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국회와 즉각적인 협의를 통해서 결정되는 게 큰 방향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정부는 지금 국가재정 상황에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고 그냥 또 하나의 추경안을 제출을 했는데 그야말로 돈 쓰는 데는 귀신인 문재인 정부라는 국민 일각의 평가가 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분명히 필요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약 200조원 늘어난 올해 607조7000억원 본예산 중에서도 얼마든지 세출 구조조정을 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교육청 예산만 해도 학생수는 상당히 많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청 예산은 1.5배 늘었지 않냐.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며 "그런데 뼈를 깎는 혁신은 하지 않고 자꾸 적자부채만 늘려서는 우리 미래세대의 부담만 증가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14조원 추경이 너무 적다고 국채 발행하자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재정당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국민의힘은 추경이 불가피하지만 세출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여당과 국민의힘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큰 부채 부담을 안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은 부채가 많지 않으니까 더 늘려도 된다고 하지만 정부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추경안 증액을 주장했다.

 

엄태영 의원도 "문재인 정부 들어 첫해 667조였던 국가채무는 올해 추경안 기준으로 1075조로 늘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국가채무로 인해서 미래에 후손들이 떠안아야 할 경제적 부담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겁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현 정부가 야당일 때는 40%를 넘으면 안 된다고 마지노선을 주장하더니 벌써 50%가 넘었다. (국가부채의) 증가 속도가 우려스러운데 또 빚 내서 추경하자는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며 "진정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핀셋으로 폭넓게 두텁게 지원하는 온전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여야의 공통된 추경 증액 요구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 증액 요구에 민주당 이장섭 의원 질의에 "(민주당) 35조원, (국민의힘) 50조원 규모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추경 증액 반대가 "개인 입장은 아니다"며 "행정부를 대표하는 것이지만 제게 경제정책 전반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물가에 미치는 영향, 국채시장, 국가신용등급, 거시경제를 다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정부도 조정할 것은 조정하겠지만, 재정 당국이 원칙적인 입장을 지켜줘야 한다"면서 "지금 절박해서 71년 만에 1월 추경을 제안했는데 여기서 여야가 서로 다른 말씀만 하시면 정부로서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의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추경 증액 요구에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10조원을 깎으면 여야가 합의할 수 있겠나"라며 "이연을 시킬 수는 있지만 이제 한 달 된 막 시작하려는 사업을 무작위로 가위로 잘라낼 수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