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균형발전' 잇고 '참배 정치'로 與 지지층 구애
"소멸위기 영호남 기회의땅 되도록 과감한 투자"
'너럭바위' 안고 눈물…"3기 정부 공과 떠안겠다"
부산 9대 공약도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 개항"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틀째 부산·경남(PK)을 방문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6일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 수도권' 균형발전 공약을 발표하는 등 설연휴 이후 대선 승부처인 PK 민심을 잡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여기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선 너럭바위를 붙들고 흐느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균형발전'을 승계한 공약 제시와 '참배 정치'를 통해 지지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소멸위기 영호남 기회의땅 되도록 과감한 투자"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과 충청·강원을 묶는 중부권, 영남·호남과 제주를 묶는 남부권을 각각 초광역 단일경제권, 이른바 메가리전(Mega-region)으로 만들겠다"며 "두 개의 초광역권은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 수도권' 구상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산업·일자리 지원을 통한 경제 수도권 조성 ▲2곳 이상의 신산업 특화수도 조성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획기적인 삶의 질 개선 ▲서울 수도권의 새로운 비전·전략 수립 병행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영·호남권을 다시 돈과 사람이 몰려드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국토 균형발전 전략이자 세계 5대 강국 진입을 위한 성장 전략"이라며 "정부의 과감한 지원, 민간의 투자 확대,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로 남부 수도권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현재 3분의 1 수준인 국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규모를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질의응답에서 남부 수도권 공약과 여권의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소규모 단위의 도시 간 경쟁이 이제는 초광역으로 확장 중이기 떄문에 부·울·경 메가시티를 포함한 지금 4개의 메가시티 구상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에 더해 메가시티들 상호 간의 연계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럭바위' 안고 눈물…"3기 정부 공과 떠안겠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에 앞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무릎을 꿇고 너럭바위에 두 손을 올린 채 수십초간 흐느꼈다.
이어 현장 연설을 통해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고 그리고 나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나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 이어 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겠다"며 "3기 민주정부의 공과(功過)를 온전히 떠안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고치면서 잘한 것들을 잘 승계하고 필요한 것은 더해서 진화된 새로운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날 제주 해군기지가 위치한 강정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야당 후보인 윤 후보가 노 전 대통령 향수를 자극하는 행보를 보인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글쎄, 내가 뭐 그분의 특이한 여러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서 특별히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예의일 것 같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부산 9대 공약도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 개항"
오전에는 부산항에서 ▲2029년까지 가덕도 신공항 개항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해운산업 메카 육성 ▲부울경 수소 산업벨트 구축 ▲블록체인특구 활성화 ▲글로벌 문화·예술·관광도시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공의료벨트 구축 등의 9대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이 2029년까지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개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30년 세계박람회의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년 11월까지 부산의 유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면서 지역의 양대 숙원사업인 가덕 신공항과 2030 부산엑스포 전폭 지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오랫동안 부산이 염원해온 가덕도 신공항, 민주당이 해냈다. 95% 이상의 공약 이행률을 자랑하는 저 이재명, 앞으로도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처럼 지킬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에 맞서 인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인 셈이다. 페이스북에 경기지사 시절 CJ라이브시티 착공 성과를 소개하며 "중요한 건 할 수 있는 사람, 해본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는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선 "최고 책임자의 무능은 정말 용서될 수 없는 죄악"이라며 PK 경제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규정한 뒤 "전통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 전환을 신속히 이뤄내면 기회가 될 것이고, (상황에) 끌려가면 도태될 것이다. 결국 정치지도자의 역할, 대통령의 역할이 핵심"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