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기자협회·JTBC 편향성 문제 제기
민주·정의, 국힘에 "억지로 토론 무산" 비판
기자협회 "尹 건강 이유로 2~3일 연기 요청"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야 4개 정당 대선 후보들의 두 번째 TV토론이 오는 8일 추진됐으나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의 각 대선 후보 측은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TV토론 관련 실무협상에서 토론 주제와 형식, 진행자 선정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이날 협상 결렬은 국민의힘이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와 주관사인 JTBC의 편향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한국기자협회가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사실을 들어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하고, JTBC를 단독 주관사로 선정하지 말고 다른 종편사가 합동으로 주관, 생중계를 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요구안을 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협상 결렬 이후 국민의힘 TV토론협상단은 입장문을 통해 "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특정 방송사가 주관해 진행하는 이번 4인 후보 초청 합동 토론회는 토론의 기본 전제가 되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전하며, 종편 4사 공동 주최 및 4당 합의 하에 의제·사회자·진행방식 등을 결정하자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합동토론회는 합의된 룰에 의해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자협회가 주관사를 일방적으로 선정하고, 날짜와 진행방식 등을 정한 상태로 토론 참석 요청을 받았다"며 "지난 2월3일 공중파 3사가 주관하여 진행한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처럼 이번 토론회도 종편4사가 공동주최하는 형식으로 개최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정의당에서는 국민의힘 측 억지로 토론이 무산됐다고 비판하며, 토론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4자 토론이 국민의 힘의 황당한 억지 주장으로 무산됐다"며 "세부 룰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주최 측은 빠지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토론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게 분명하다. 윤 후보는 갖은 꼼수로 토론을 회피하겠다는 꿈은 꾸지말고 즉각 토론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의 말도 안 되는 억지와 생트집이 파국을 만들었다"며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책임 있는 대국민 사과를 내놓고, 즉시 토론장으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후보 측은 다시 기자협회 공정성에 시비를 걸다가 이 문제 마저도 해소됐는데, 또다시 종편 4사 공동 주최를 요구하면서 결국 룰미팅을 결렬시키고 말았다"며 "윤 후보는 에둘러 억지와 생트집 부리지 말고, 토론이 하기 싫거나 두려운 것인지, 주최 형식이 문제인지, 아니면 날짜가 문제인지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당 측은 "국민의당은 타당의 제안에 어떤 반대도 한 바 없다"며 "원만한 토론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중재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한국기자협회와 종편 4사가 합동으로 토론회를 개최할 경우에는 토론회에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정당들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써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한 민주당 이재명·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3자 토론이 성사될 가능성이 더 커진 분위기다.
한국기자협회는 토론일정 합의가 무산된 후 공식입장문을 내 "국민의힘은 토론 주제와 형식에 대해 논의하던 중 윤석열 후보의 건강상 이유로 토론회를 2~3일 정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주최측인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참석자들은 오늘 회의는 8일 개최를 전제로 회의의 진행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기에 토론회 일정은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기자협회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3당 후보를 놓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안과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2사를 포함한 6개 방송사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