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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선 TV토론 나선 여야 후보 ‘실점 최소화’ 전략

네거티브 공세 없이, 상대 정책 검증 주력
대장동 의혹, 사드 추가배치, 노동이사제 도입 공방

김철우 기자  2022.02.04 0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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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후보가 첫 맞장토론을 벌였다. 4명의 후보 모두 실수를 최소화 하는 전략으로 나선 가운데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사드 추가배치로 강하게 부딪쳤다.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문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모두 발언을 마친 후 시작된 첫 번째 주제토론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정면충돌했다.

 

포문은 윤석열 후보가 먼저 열었다. “이 후보님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도시개발로 김만배 등이 3억5천 만원을 투자해서 시행수익, 그리고 배당금으로 6천400억을 챙겼다.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한 것은 맞나”라며 공세를 취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비록 방해했다 하더라도 100% 공공개발을 못 한 점, 그래서 국민에게 실망 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제가 국감을 자청해서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던 건데 이런 얘기를 다시하면서 시간 낭비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경제와 민생 얘기를 하면 어떨까 싶다”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민생과 경제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반시장적인 정책도 문제지만 이런 특정인에게 천문학적 특혜 주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번 법정에서도 김만배 씨가 이 설계는 시장의 지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개발 사업에서 어떤 특정인 또는 몇 사람에게, 3억5천만원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인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이게 문제 있는 게 아닌가?”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 업자 중심으로 그 이익을 준 사람, 윤 후보는 이익을 줬고 저는 이익을 빼앗았다. 공공 환수를 5천800억까지 했고. 국민의힘이 이익을 주기 위해, 민간 개발하기 위해 그렇게 난리를 치지 않았나. 업자들이 이렇게 말해요. ‘이재명 시장 12년동안 찔러봤더니 씨알도 안 먹히더라’라고. 그렇게 말했던 분들이 윤 후보 보고는 ‘내가 한마디 하면 죽는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라며 맞섰다.

 

주도권토론에서도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관련 의혹 공방을 이어갔다.

 

심상정 후보도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재명 후보를 거세게 추궁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배임 혐의가 유죄라 보느냐”며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이어 “알고 했다면 개발업자와 한 몸통이고, 몰랐다면 개발업자에 휘둘린 무능력자”라고 직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유씨와 김씨가 자기들끼리 한 녹음에 ‘2층 이재명이 알면 큰일 난다, 절대 비밀로 해라’는 녹취도 있다”며 “(나와) 연결을 안 시키는 게 (맞는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주제토론 외교‧안보분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이 후보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추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필요 없다고 했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왜 그걸 다시 설치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 가?”라고 날선 질문을 던졌다.

 

연이어 이 후보는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데 수도권에 하면 고고도 미사일은 해당이 없다”며 “(사드 추가 배치는) 안보 불안을 조장해 표를 얻고 경제는 망친다는 지적이 있다. 사드를 배치할 지역이 어디냐고”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얘기는 성주에 있는 사드를 패트리어트나 저층 방어시스템 하고 연계했을 때 효과적이라고 한 거지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고 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심상정 후보가 이번에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세에 가세했다.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능력 강화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 매우 경솔한 발언이다. 군사 지휘관은 교전 승리가 목적이지만 대통령은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 않느냐”며 공세를 취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며 “민주당 정부에서 만든 국방백서에 3축 (미사일 방어)체제의 선제타격(에 해당하는) 킬체인이 있고, 정권 초기에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국방부를 방문해 킬체인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공약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찬성하셨는데, 노동이사제는 공공기관의 개혁을 막는 우려가 많다”며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산할 경우 기업들이 민주노총의 지배를 받아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수 있다.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며 선공을 날렸다.

 

윤 후보는 “공공기관은 국민의 것으로, 노동이사제는 깊이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윤 후보는 “노동이사제는 노조의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것으로,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이 정부 입김에 의해 공기업에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공기업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라며 받아쳤다.

 

이에 안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 ‘노동이사제는 기득권 노조를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보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정당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저희 당에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저희 당에서 이것을 당론으로 채택해서 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여야 4명의 후보들은 첫 대면 TV토론이어서인지 토론회 초반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본격 토론에 들어가자 상대 약점 공략에 집중했다. 예상되었던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하고 도덕성과 정책 검증에 집중한 토론이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