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북한이 31일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 액체연료 엔진인 이른바 '백두 엔진'이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두 엔진을 활용한 중장거리 미사일들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뉴시스에 "북한은 화성-12형 3차례, 화성-14형 2차례(2017년), 화성-8형(극초음속 활공체 형상) 1차례(2021년), 화성-8형(기동 재진입체 개량형 형상) 2차례(2022년)와 이번 시험발사까지 포함해 총 9회의 동일한 액체연료 엔진(2017년 개발·공개한 소위 백두 엔진)을 탑재한 준중거리 및 중거리급 탄도미사일(MRBM, IR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해당 액체연료 엔진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까지 해당 엔진을 사용한 시험발사 실패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해당 엔진은 향후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북한의 모든 신형 준중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추진체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의 액체연료 엔진 준중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추진체계 개발은 북한이 최종 목표로 하는 지점까지 사실상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해당 추진체계(백두 엔진)가 본격적으로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의 신형 준중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확보된 안정성·신뢰성이 제고된 액체연료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화성-15형/17형 등 북한이 개발한 액체연료 엔진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더욱더 정교한 수준으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 위원은 "장기간의 대북제재 및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으로 이를 탑재한 신형 준중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본격적인 양산 및 전력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