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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 39만6000명...'역대 최다'

한지혜 기자  2021.12.29 13: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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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은 39만600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3000명(56.4%)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조사한 올해 2~3분기 채용 계획 인원(29만6000명)보다도 10만명 가량 늘어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래 역대 최다 규모다. 종전까지 최고 기록은 상반기 기준 2018년 2~3분기 기준 31만4000명, 2016년 4~1분기 기준 30만4000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계획 인원이 코로나19 여파로 11년 만에 최저치인 23만8000명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조사가 이뤄진 시점이 11월 초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을 앞둔 10월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소비심리 개선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신규 변이 바이러스 등의 출현으로 불확실한 만큼 추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채용 계획 인원에는 사실상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됐다"며 "이런 측면에서 지난 10~11월 시점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큰 기대가 있었고, 코로나19에 어느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측면이 있었던 때로 이 같은 점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이어 "지금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다 줄어드는 분위기가 있어 상황이 잦아들면 수요만큼 채용 계획을 이행하려는 노력이 뒤따를 수 있다"며 "다만 국제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용 계획 인원이 가장 많은 산업은 제조업(11만5000명)이었다. 이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5만명), 운수·창고업(4만4000명), 도·소매업(3만5000명) 순이었다.

채용 계획 인원이 가장 많은 직종은 경영·행정·사무직(5만1000명)이었다. 이어 운전·운송직(4만7000명), 영업·판매직(2만9000명), 제조 단순직(2만8000명), 음식서비스직(2만4000명) 순이었다.

 

올해 3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80만4000명, 채용 인원은 6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만3000명(29.4%), 13만3000명(23.9%) 증가했다.

사업체의 적극적인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력을 의미하는 미충원 인원은 3분기 기준 11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만명(76.9%) 증가했다. 미충원 인원의 증가폭도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치다. 구인 인원에 대한 미충원 인원 비율을 나타내는 미충원율은 14.2%로 전년 동기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정 과장은 "사실 그간 미충원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예전에는 구인·채용에 대한 정보를 주로 온·오프라인 모두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상태에서 (채용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 구인 ·채용이 이춰지면서 정보 공유 같은 부분에서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충원인원이 이번에 급증한 데는 구인 수요가 크게 늘다보니 구직자 또는 사업주 각각의 수요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미충원인원이 많은 산업은 제조업(3만8000명), 운수·창고업(2만6000명) 등이었다.

이와 관련 정 과장은 "운수·창고업 같은 경우는 상시적인 인력부족을 나타내는 업종"이라며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위축된 측면이 있었는데 예전만큼의 회복은 아닐지라도 수출 호조 분위기나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단순직 등의 수요가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조업의 경우는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업종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족인원, 채용 계획 인원, 구인 ·채용 등에서 가장 많은 업종의 순위에 항상 들어가 있다"며 "이를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 심화로 보기는 어렵고 급격한 구인 증가에 따라 구직자와 사업주의 기대 모두에 못 미치는 측면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충원 사유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3%),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1.3%)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체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 인원'은 지난 10월1일 기준 35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2만1000명(51.0%)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 역시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정 과장은 "2018년 이후 부족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는데 이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며 "또 현재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이 있음에도 수출호조 등 내수에 대한 기대 등이 나타난 측면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고용부는 기업의 인력수요 파악을 위해 매년 4월과 10월 연간 2회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약 3만2000곳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