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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아파트 상승 꺾여…집값 하락세 강남은

김도영 기자  2021.12.26 17: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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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 실거래가 수억 떨어진 거래 나와

은평구 -0.03%, 관악·금천은 0.00% 보합세
"강남, 늦게 내리지만 하락속도 가팔라" 경고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이 완만해지며 서울 외곽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남권 등 핵심지까지 범위를 넓혀갈지 주목된다. 수억씩 하락 거래된 실례도 서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5%로 전주 0.07%보다 0.02% 포인트 축소됐다. 25개 자치구 중 15개구에서 상승폭이 축소됐고, 은평구(0.05%→-0.03%)는 매물 적체에 하락 거래가 발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천구(0.02%→0.00%) 역시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며 보합 전환했고, 관악구(0.00%)도 지난주에 이어 보합세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구산동 갈현1단지 e편한세상은 7월 전용 84㎡가 7억9700만원(13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11일 6억8000만원(4층)으로 1억 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는 전용 59㎡가 지난달 8일 9억5000만원(18층)에 팔렸다. 지난 8월 10억4000만원(2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9000만원 낮다.

외곽 집값이 상승세를 멈춘 것과는 달리 강남권과 용산 등 주요 입지의 집값은 상승폭이 축소되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는 모양새다. 서초구는 0.12%, 강남구 0.09%, 용산구 0.08%, 송파구 0.07% 등의 상승률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종종 이전 거래에 비해 수 억 이상 낮은 매물이 거래된 예가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강남구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1 전용 122㎡가 직전 신고가인 7월30일 24억원에 비해 3억원 하락한 21억원에 지난달 17일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아파트 전용 119㎡는 지난달 1일 29억9000만원에 손 바뀜 돼 9월24일 33억7000만원 3억8000만원 내렸다.

이처럼 최근 하락거래 및 상승세 둔화 기조가 보이기는 하지만 집값이 하락세에 완연하게 진입한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

최근의 상승세 둔화를 매수자 입장에서 보면 가계부채 총량관리로 인한 대출의 어려움, 집값 고점에 상투를 잡을 수는 없다는 불안감 등이 꼽힌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완화 계획이 흘러나오고 있고, 내년 3월 대선을 기점으로 부동산 세제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다보니 급매물 소진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집값 통계가 하락하는 것처럼 착시현상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매수자와 매도자 입장 모두 거래를 망설이는 상황이라 거래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고 급한 매물 위주로 거래되다보니 통계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1분기까지도 지금처럼 거래가 얼어붙으며 상승세가 둔화되겠지만 하락 변곡점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김 수석위원은 "현재 하락 거래가 이뤄진 단지들을 살펴봐도 증여로 가격이 낮게 신고 되거나, 10월에는 낮게 거래됐다가 12월 다시 예전 가격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인다"며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등 단순 호재 때문에 올랐던 경기도 지역은 우려스럽지만 강남 등 핵심지의 하락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은 내년에도 연간 상승률이 5% 가량 될 것"이라며 "(하락장이 오더라도) 서울이 가장 나중에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남불패'를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고 원장은 "과거 경험을 보면 강남이 가장 늦게 내리는 대신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며 "과거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가 40% 하락한 사례도 있었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