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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수 사실상 '멈춤'…특검 다시 불붙나

김도영 기자  2021.12.11 11: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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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전담수사팀, 대장동 4인방 기소 후 수사 제자리
'50억 클럽' 중 유일하게 청구한 곽상도 영장도 기각
특검 현실화돼도 절차 고려하면 대선 전 결론 불가능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성남시 등 이른바 '윗선'의 개입 가능성을 살피던 검찰 수사는 사실상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약 두 달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을 재판에 넘겼지만 그 이후 눈에 띄는 진전은 없는 상태다. 앞서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대장동 로비 의혹 수사도 제자리 걸음이란 평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사망한 채 발견되기 전까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지만, 검찰은 그가 황무성 전 공사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도 수사를 하고 있었다.

앞서 황 전 사장은 2015년 2월께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과 '시장님' 등을 거론하며 사표를 받아내려 한 정황이 담긴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 실장'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시장님'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황 전 사장은 이들이 자신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한 뒤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표 제출을 거절하는 황 전 사장에게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 아니냐. 시장님 얘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이 발언이 실제 이 후보의 지시를 의미하는지, 단순히 사퇴를 거부하는 황 전 사장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 표현인지는 검찰이 규명해야 할 대상이었다. 때문에 수사팀이 유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후 그를 연결고리로 삼아 윗선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다수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이 같은 윗선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검찰은 대장동 의혹의 다른 한 축인 로비 의혹에 있어서도 '50억 클럽' 명단 속 인사로 언급된 이들 가운데 실제 오간 돈이 드러난 곽 전 의원의 혐의도 입증하지 못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사실상 '대장동 패밀리'들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가 멈추고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검 요구는 한 층 거세질 전망이다. 여야 두 대선후보가 모두 특검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특검 임명부터 수사 범위, 수사 기간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는 것부터 특검 임명 절차, 석 달 가량의 수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3월 대선 전까지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혹 초기부터 특검 요구가 있었지만 정치권에서 '사실상 실기를 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