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사장 후보 오른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
시의회 반대 기류, 인선 과정 순탄치 않으 전망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모의 최종 후보로 유력시되면서 서울시의회의 반발을 뚫고 최종 임명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세훈 시장의 지원 사격으로 임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지만, 현 정권 부동산 정책의 '저격수'인 김 전 본부장에 대한 시의회의 반대 기류가 강해 인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SH공사 사장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 2명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사 검증이 끝나면 오세훈 시장은 1명을 후보자로 낙점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오 시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전 본부장이 최종 후보자로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본부장이 SH사장 자리에 응모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오 시장이 처음 내정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국민의힘)이 낙마한 뒤 다시 이뤄진 2차 공모에서 김 전 본부장은 오 시장의 제안을 받고 지원했다.
하지만 임추위 면접에서 탈락했고, 사장 자리에서 멀어지는 듯 했으나 오 시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 2명에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재지원할 기회를 얻었다. 오 시장이 여러차례 지지 의사를 밝힌 덕에 김 전 본부장은 3차 공모에 지원해 최종 후보까지 오르게 됐다.
2000년부터 경실련에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등을 맡아 활동하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 전 본부장은 정부에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들썩이는 집값 상승세를 안정화시키고, 주택 공급을 확대해 나가려는 오 시장의 정책 기조와 맞닿는 부분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아파트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김 본부장 같은 분을 모셔 아파트 값을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판단을 했다"며 "그래서 응모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의회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온 김 전 본부장을 곱게 볼 리가 없다. 시의회 의석 110석 중 101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오 시장이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를 모두 떨어트리고, 김 전 본부장을 재등판시키자 시의회 내 반대 여론은 더 불붙었다.
내부에서는 '아예 청문회를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임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내면 시의회는 시와 맺은 협약에 따라 1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시의회가 청문회 때 부적격 의견을 내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시의회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 입장에서는 SH사장 공석이 6개월째 공석인 점 등을 내세워 시의회외 청문회 개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가 청문회를 위해 임시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청문회는 다음 달 정례회 시기와 맞물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