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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펀드 돌려막기' 이종필, 1심 징역 10년…"918억 피해"

한지혜 기자  2021.10.08 13: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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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의 부실을 숨기기 위해 '돌려막기' 투자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심은 이 전 부사장이 신규 투자와 추가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펀드의 부실자산을 사용해 투자 손실을 은닉하고 다른 펀드에 손실을 전가하는 '펀드 돌려막기' 범행을 했다며, 이로 인해 총 918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7676만여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의 '펀드 돌려막기' 범행을 인정하며 업무상배임 및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이 전 부사장이 회삿돈 6억원을 횡령하고 7676만여원을 수재한 범행 역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은 상장사 A사 등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되는 것과 채권을 제3자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일종의 도관업체가 거래에 관여한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인 내에서 이 부분 관련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준법감시인도 이같은 사정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상 투자 절차에 비춰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피해자별로 취득한 이득액을 개별적 특정하지 않아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은 B사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법인자금 6억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해 횡령했다"고 업무상 횡령 혐의도 유죄 판단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부사장이 라임 펀드 자금 3550억원을 시행업체 메트로폴리탄에 투자하게 하고 그 대가로 김모 전 메트로폴리탄 회장으로부터 운전기사 급여 등을 수재한 혐의 역시 유죄라고 봤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도시개발 매각대금 25억여원을 수수했다며 특경법상 수재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이 7676만여원을 수재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이 펀드 투자자들을 기망해 총 749억원을 편취했다는 횡령 및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펀드 설정 이후 라임과 C사 사이에 실제 무역매출채권 추가매입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추가매출채권이 무산돼 인수자금 일부가 환매자금에 사용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펀드 자금 749억원 중 486억원은 실제 무역매출채권을 취득하는데 사용했고, 297억원만 펀드 설정일로부터 9일~19일 지난 시점에 환매자금으로 사용했다"며 "펀드 설정 당시 편취 범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라고 봤다.

이를 종합해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은 펀드 돌려막기식 운영을 해 신규펀드 투자자에게 업무상 배임 행위를 한 동시에 신규펀드의 이익을 해하며 기존 투자펀드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전 부사장은 신규투자와 추가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펀드 자금을 부실자산에 사용해 투자 손실을 은닉하고 다른 펀드에 손실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 부사장은 부실자산 매각 과정에서 돌려막기 거래의 사정이 드러나지 않게 도관업체를 이용해 정상적인 투자처럼 만들었다"며 "위법하고 불건전한 돌려막기 펀드 운용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합계 918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전 부사장은 직무 관련 뇌물을 수수해 금융투자업 종사자의 청렴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결국 무책임한 펀드 운영으로 라임 펀드 부실을 야기했다"고 중형을 선고했다.

이 전 부사장 등은 라임 자금 200억원을 투자한 상장사 A사의 감사의견이 거절되자 라임의 투자손실이 공개될 것을 우려, A사의 전환사채(CB) 등을 200억원에 인수해주는 '돌려막기' 투자를 통해 라임에 손실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미 부실화돼 가치가 없는 A사를 포함해 4개의 상장사의 CB를 라임 자금 900억원으로 고가 인수해 손해를 입힌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전 부사장은 신한은행이 지난 2019년 8월 판매한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CI) 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141명으로부터 794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한편 이 전 부사장은 해외무역 펀드 부실 사실을 고지 않고 직접 투자할 것처럼 속여 200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18개를 설정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