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폐쇄일 평균 대비 10일 이상 적어
등교 재개 위해 교사 우선접종, 수능은 연기
"학습결손 분석, 교육재정 확충 부분은 과제"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첫 해였던 지난해 한국이 등교 확대와 원격수업, 교사 우선접종 등 교육을 확대하려는 대응 노력이 비교적 적극적이었다고 평가됐다.
반면 학습결손에 대한 분석이나 교육재정 확충 관련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유네스코(UNESCO), 유니세프(UNICEF), 세계은행(WB) 등이 공동으로 조사한 '코로나19 시작 1년: 국제 통계로 살펴본 세계 초·중등 학교교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0개 국가의 학교의 평균 전면 폐쇄일 수는 초등학교 54일, 중학교 63일, 고등학교 67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초등학교는 평균보다 5일 많은 59일간 문을 닫았다. 고등학교는 반면 13일 적은 54일 동안 학교를 폐쇄했다. 교육부는 대구에서 1차 유행이 시작되자 지난해 3월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를 단행했다. 4월 초부터는 온라인 개학을 실시해 원격수업으로 학기를 운영했다. 그러나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갔다.
대다수 국가에서 학교가 폐쇄된 기간 원격교육을 실시했다. 온라인 플랫폼 방식이 가장 많았고 유인물, TV, 휴대전화, 라디오 순으로 활용됐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영국, 네덜란드 등 약 34%는 3개 이하의 원격교육 매체를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56%는 4~5개 매체를 활용했다. 한국도 일본, 독일, 이스라엘 등과 함께 이 그룹에 포함됐다. 칠레와 콜롬비아, 폴란드 등 19%는 모든 종류의 매체를 사용했다.
특히 원격수업 기간 취약계층을 배려한 정책은 가장 많은 수준의 지원책을 채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국 중 상당수는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용 스마트기기를 지원했다. 나아가 ▲개별 맞춤형 학습 플랫폼 ▲도서벽지 지역 학습 인프라 확대 ▲장애 학생 지원 ▲도시 고밀집 지역 학습자를 위한 인프라 확대 ▲통신사 등과 인터넷 접속 장애 제거 협약 ▲저소득 가정 재정지원 ▲이민자·난민 학생 온라인 학습 접근성 확대 ▲다문화 학생용 외국어 학습자료 개발 순으로 정책을 폈다.
9개 지원책 중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터키 등 6개국은 가장 많은 8가지 지원책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도시 고밀집 지역 학습자를 위한 인프라 확대' 정책은 도입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가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31개국 중 19개국은 교사를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으로 분류했다. 한국도 지난 4월 보건·특수교사를 시작으로 유치원·초등 저학년 교사, 고등학교 교사, 다른 교사 순으로 우선접종을 실시한 바 있다.
반면 학습 결손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은 소극적인 편이었다. 캐나다와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5개국은 고등학생 대상 학습결손 측정 시험을 실시하고 평가 부담 완화 조치도 시행했다. 한국은 영국, 이스라엘 등과 함께 이 기간 별도의 시험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평가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됐다. 노르웨이와 아일랜드, 헝가리, 슬로베니아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중요한 국가시험에 대한 대응도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대학입시를 취소하거나 대안적 평가를 실시한 국가가 있는 반면, 방역조치만을 강화해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른 국가도 있었다.
프랑스와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9개국은 국가 대입시험을 취소하고 내신 등으로 평가를 대체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 등 5개국은 시험 방식을 컴퓨터·온라인 비대면 시험으로 조정했고,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등 10개국은 과목과 문항 수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은 지난해 수능을 포함한 대입 일정을 약 2주간 모두 연기한 바 있다. 독일과 핀란드 등 17개국도 일정을 조정했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조사대상국가 중 65%는 지난해 방역 물품을 구매하거나 온라인 학습 기반을 마련하느라 2019년 대비 교육 지출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한국과 오스트리아 등 24%는 교육지출 총액은 변하지 않고 영역별 지출 비율을 조정했다. 덴마크와 스위스 등 12%는 오히려 교육 지출이 감소했다. 대신 한국은 한시적 기간제 교원 임용, 초등돌봄교실 방역물품 구매 등을 위해 교육재정을 추가 배분한 국가 중 하나였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이번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교육 역시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사태에서도 준수한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발생한 학습 손실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나 교육재정 및 교육정책과 코로나19 대응 효과성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 등은 향후 남겨진 과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