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이를 통해 600억원대 역외 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은호(78) 코린도그룹 회장이 첫 재판에 참석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애초에 세금 납부 의무가 없었다는 취지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승 회장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승 회장은 지난 2007~2013년 사이 인도네시아 소재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양도소득세나 증여세 등 총 600억원 가량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 출석한 승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냈다. 공소장 기재된 세금들에 대한 납세 의무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것이다.
승 회장 측은 수사 과정에서도 "국내 거주자가 아니므로 한국에 세금을 납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해 왔다.
변호인은 이날 이 사건 관련 행정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증거 의견을 내는 것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 진행도 관련 행정 사건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승 회장은 일부 과세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1심에선 승 회장을 국내 거주자로 판단, 과세액 대부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검찰은 승 회장 측 주장에 대해 행정사건 결과를 보는 것은 동의하지만, 증거조사 등 재판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행정사건 결과를 보자는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다음 기일도 행정사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4년 서울지방국세청이 승 회장 일가의 조세 포탈 정황을 포착,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다만 승 회장이 2013년 9월 해외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어 기소가 중지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승 회장이 귀국하자 조사를 다시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