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갇혀 있는 상처에 대한 과감한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똥파리>가 2060 세대별 시사회를 통해 영화에 대해, 가족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터놓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3일 대학로의 하이퍼텍나다의 상영관은 젊은 20대 관객들과 연세가 지긋한 60대 관객들로 가득했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무너져 버린 가정에서 상처를 안고 자란 <똥파리>의 주인공 상훈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뜨거운 눈물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날 <똥파리> 상영 후에는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고려대학교 학생인 노희기자가 20대 패럴로 실버 블로거로 알려져 있는 신희덕씨가 60대 패널로 참석해 각자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본 <똥파리>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양익준 감독은 '<똥파리>는 관객들을 위해 만든 영화도, 그 누구를 위한 영화도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해 만든 영화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튀어나온 얘기다. 덮어두기만 했던 가족 문제를 얘기하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았다. <똥파리>로 한 방에 내던져 보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대화의 서두를 꺼냈다.
이어 영화가 다루고 있는 '가정 폭력'의 문제에 대해 '나이 먹은 사람들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꺼내기 두려워하는 마음이 강한데, 젊은이들은 과격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폭력을 따라 할까 봐 노파심이 든다'고 밝힌 60대 여성 관객의 의견에, 양익준 감독은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에 꺼내기가 조금 힘들고 두렵더라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덮어놓고 안에 뭐가 있을 지 모르는 두려운 상태로 계속 놔 두는 것보다는 한 번 열어보는 게 낫다.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이어 60대 패널로 참석한 신희덕씨는 60대의 입장에서, 그 노파심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쉬쉬한다고 요즘 젊은이들이 문제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다. 가정 폭력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그걸 감추지 말고 오히려 꺼내놔야 효과가 있다는 양익준 감독의 말에 동감한다. 나쁜 건 직접 보고 느껴야 나쁜 건지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가정 폭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본 <똥파리>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이어 20대 패널로 참석한 노희 기자는 '과격하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건 10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20대는 불안한 현실과 다가올 미래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시기다. 두렵기 때문에 폭력보다는 자살이나 자해 등 자기 파괴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밝혀, 영화에서의 폭력이 현실의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60대 관객의 시각과는 또 다른 의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진솔한 이야기로 이어진 <똥파리> 2060 세대별 시사회를 통해 양익준 감독은 '서로 다른 세대 간에 이렇게 솔직하게 가족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너무도 뜻 깊다. <똥파리>를 보고, 혹은 <똥파리>를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정 폭력과 같이 모두가 모른 척 덮어두고 있는 문제들을 서로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20대 자녀세대부터 60대 이상의 부모세대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관객들에게 내 가족에 대해, 가정 내 문제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줄 <똥파리>는 오는 4월 16일 정식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