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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심위 "알약 대신 가루약 재조제 거부한 약사 면허 정지 처분 부당"

홍경의 기자  2021.09.08 09: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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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심위, 복지부 7일 약사면허 정지 처분 취소 판결
'알약→가루약' 환자 변심 잘못…약사 조제료 청구 타당
"조제 거부는 엄격제재…약사 불이익 없도록 동기 살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처방전에 따른 알약 조제료를 내지 않고 다시 가루약으로 조제해 달라는 환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약사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이미 조제가 끝난 알약 대신 가루약을 다시 조제해달라는 환자의 요구를 거부한 약사를 자격정지 한 보건복지부 처분을 취소했다고 8일 밝혔다.

 

중앙행심위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2017년 12월 알약 처방전을 제시한 환자 B씨에게 처방전에 따라 조제 후 조제비용을 청구했다. 하지만 B씨는 조제료 지급을 거부한 채 병원에서 가루약 처방전을 다시 발급받아 왔다.

 

약사 A씨는 가루약 처방전과는 별개로 이미 제조가 끝난 알약에 대한 비용을 우선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고, B씨는 조제 거부는 약사법 위반이라며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행 약사법(제24조 의무 및 준수사항)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조제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2018년 3월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했지만, 보건복지부는 3년이 지난 올해 3월 약사법 위반을 이유로 A씨에게 7일의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했다. 이에 약사 A씨는 복지부의 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조제가 시작되기 전에 가루약 조제를 요청하지 않은 환자 B씨에게 귀책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알약 처방전에 따라 조제를 끝낸 뒤 복약지도까지 마친 약사에게는 해당 조제료를 청구할 타당한 권리가 발생한다는 게 중앙행심위가 내린 결론이다.

 

이에 따라 정당하게 알약 조제료 지급을 요구한 약사 A씨에게 내려진 복지부의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위법·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중앙행심위는 "약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조제를 거부한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면서도 "약사들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없도록 거부행위의 동기, 내용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