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세계국회의장회의서 의회외교 매진
폴란드에 "원전·신공항 건설 우리 기업 진출 협력을"
네덜란드와 "반도체·재생에너지·스마트팜 협력 강화"
인니와 RCEP 조기 비준·방산협력, 베트남 경협 강조
오스트리아 방송서 "北과 공존…흡수통일 원치 않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오스트리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7일(현지시간) 세계 14개국 의회지도자들과 연쇄 양자회담 강행군을 하며 의회외교에 매진했다. 상대국과의 경제협력과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도 당부했다.
박 의장은 이날 빈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센터(AC)에서 열린 제5차 세계국회의장회의 개막식 참석 후 폴란드·카자흐스탄·네덜란드·인도네시아·베트남·아제르바이잔·아랍에미리트·터키·키르키스스탄·바레인·몽골·포르투갈·러시아·이탈리아 등 14개국 의장들과 양자회담과 면담을 가졌다.
우선 토마슈 그로즈키 폴란드 상원의장과의 양자 회담에선 양국간 의회교류 활성화와 함께 최근 폴란드 신공항과 원전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 진출 지원을 주문했다.
박 의장이 "특히 원전 협력을 희망한다. 우리나라는 24기의 원전을 안전히 운영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전 4기도 운영하는 중"이라고 소개하자, 그로즈키 상원의장은 "원전 건설(수주 경쟁)은 현재 미국과 프랑스, 한국의 3파전"이라고 긍정적 답변을 했다.
박 의장은 "폴란드는 유럽의 심장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한국의 역사와 유사해서 서로간에 동질의식을 느낀다"고 말했고, 그로즈키 상원의장도 1980년대 울산 방문했던 일화를 전하며 경제발전상에 감탄을 표시했다.
의사 출신인 그로즈키 의장은 또 한국의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활동간 조화를 이룬 것을 언급하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전세계 모범국가"라는 평가도 했다. 박 의장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상호 의장 방문을 타진했다.
누를란 니그마툴린 카자흐스탄 하원의장을 만나선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협조에 감사를 표시했다. 박 의장은 아울러 "내년이 수교 30주년인데 긴밀히 교류하자"며 "카자흐 속담에 한번 만나면 지인, 두번 만나면 친구, 세번 만나면 친척라는데 우리는 이미 친구"라고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비핵화 지지에도 사례하며 조언을 구했다.
박 의장은 얀 안또니 브라윈 네덜란드 상원의장을 만나선 "코로나가 진정되면 양국 의회가 상호교류를 확대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자"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네덜란드가 강한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팜 등 미래산업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네덜란드 측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원격의회 현황에 관심을 보이자 노하우를 전달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의 손녀로 최초의 여성 의장인 푸안 마하라니 하원의장을 만나선 오는 12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참석을 권유했다.
이와 함께 박 의장은 "인도네시아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거점국이며, G20국가로서 아시아를 리드할 중요한 임무를 우리가 갖고 있다"며 "양국의 경제협력 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 전투기 등 방위산업 협력을 더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이에 푸안 하원의장은 "대한민국의 방역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협력도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국회 조기 비준에도 의견을 모았다.
앞서 순방한 나라들의 의회 지도자들과도 다시 만나 친목을 다지는 데도 힘을 쏟았다.
박 의장은 브엉딘후에 베트남 국회의장을 만나 "두 나라가 경제협력의 모멘텀을 갖고 관계를 격상하길 희망한다"고 밝혔고, 브엉딘후에 의장도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을 코로나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총리가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격려했다"고 화답했다.
브엉딘후에 의장은 또 "한국의 방역 경험을 공유하길 희망한다. K-방역을 배우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박 의장은 공개 회담 이후에도 베트남 측의 요청으로 수행원들을 물리고 추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사히바 가파로바 아제르바이잔 국회의장은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의장국인 한국 측에 연내 개최 협조를 요구했고, 박 의장은 공동 의장국인 러시아 측과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사끄르 고바쉬 아랍에미리트(UAE) 연방평의회 의장으로부터는 10월 UAE엑스포 초청을 받았다.
아울러 무스타파 쉔톱 터키 국회의장, 탈란트 마미토프 키르기스스탄 국회의장, 파우지아 빈트 압둘라 자이날 바레인 하원의장과도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박 의장은 이들에게 "내 오랜 친구(my old friend)"라 지칭하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 검버자브 잔당샤타르 몽골 국회의장, 에디트 이스트렐라 포르투갈 부의장과도 긴밀한 의회관계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마틴 춘공 IPU 사무총장과도 회담을 가졌다.
만찬을 겸한 리셉션 자리에서도 주요국 국회의장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에는 오는 12월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참석을 권유했다. 로베르또 피코 이탈리아 하원의장과 만나선 P20 의장회의때 재전을 약속했다.
한편 박 의장은 오스트리아 국영방송(ORF)에 출연해 북한의 회의 불참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우리는 북한과의 평화공존, 공동번영을 원하는 것이지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로부터 '통일이 아닌 두 국가 체제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받자 "현실적으로 장기간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통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5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빈을 공식 방문 중인 박 의장은 오스트리아와 국제의회연맹(IPU)이 공동 주최하는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석했다. 110개국에서 86명의 국회의장이 참석한 회의는 오는 8일 공동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