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노규덕 본부장 워싱턴서 협의…서울 회담 일주일 만
한·미 "대북 인도적 지원·협력 사업 등 의견 교환"
노 "北 WMD 예의주시…시급한 과제 美와 인식 공유"
노, 영변 원자로 재가동 정황엔 즉답 피해
UN도 "우려…당사국 대화 재개 촉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북한의 핵 활동 재개 정황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미국과 유엔 등이 대북 대화 재개의 시급성을 인정하면서 북한에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한 뒤 미 국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훌륭한 논의를 했다며 미국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일주일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24일 한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과 같이 북한과 관여할 수 있는 방안 등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회신이 있길 기대한다"며 미국의 대화 제의에 답변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노 본부장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오늘 협의에서 북핵 문제가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와 대화를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다.
한미는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노 본부장은 "그간 한미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과 관련해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야와 남북 간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오늘도 그에 대한 후속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 중이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근 발표에 대한 논평 요청엔 즉답을 피했다고 RFA는 전했다.
IAEA는 지난 27일 공개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지난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부터 올해 7월 초까지는 원자로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이 외에 추가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이 보고서와 관련해 대북 대화와 외교의 긴급성을 보여준다고 인정했다.
이 당국자는 RFA의 논평 요청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를 잘 보여준다"며 "동맹국 및 동반자 국가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핵 활동과 비핵화 관련 모든 사안을 다룰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도 북한과 당사국들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RFA 논평 요청에 "최근 전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관련 활동을 삼가고 다른 당사국들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외교적 관여만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에드 마키 상원의원도 "북한이 외교를 거부하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당시 북미 긴장이 고조됐던 '화염과 분노'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대화 제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 역시 도발적인 핵 확산은 한반도 평화에 방해가 된다는 메시지를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