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의 재정은 3중고…정부가 직접 손실 보전해야"
"5년간 서울지하철 부채 1조6402억원 인수…이제는 서울시도 한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5개 지하철 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국비 보전 없는 정부의 무임승차 정책으로 인해 시민의 발이 멈추게 생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19층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번 파업은 도시철도의 만성 적자와 그로 인한 구조조정에 기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5개 지하철 노조는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찬반 투표 결과 서울은 총투표율 91.5%, 찬성 81.6%의 높은 지지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인천 지하철 노조는 83.3%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고 이외 대전 85.3%, 대구 80.1%, 부산 68.6% 등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의 구조조정 철회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임승차비용 보전 ▲인력운용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9월14일 전까지 이 같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역사 내 1인 시위, 국회 앞 릴레이 시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최근 5년간 무임승차로 인한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은 연평균 3368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도시철도 운영 손실도 평균 5542억원에 달한다"며 "2022년에도 서울지하철 무임수송 손실은 4500억원, 전국 도시철도 예상 손실은 총 74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속화되는 고령화로 무임승차 인원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라 승차 수요도 감소했다. 또 노후시설 재투자 수요마저 급증하면서 서울지하철의 재정은 3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근거로 코레일의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듯, 도시철도법에도 근거를 명시해 정부가 직접 손실을 보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코레일의 무임승차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정부의 코레일 손실 보전 비율은 약 61%에 달한다. 하지만 코레일과 달리 도시철도법을 적용받고 있는 지하철은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은 "시는 교통공사 부채 8053억원을 인수했다. 최근 5년간 부채 인수금액이 총 1조6402억원에 달할 정도로 무임승차 손실을 홀로 감당해내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제 서울시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4개월 연속 2%대로 상승 중인 인플레이션과 물가안정을 도모하려는 정부 기조를 감안하면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하철 요금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나마 지난해 8월 발의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 비용 지원을 위한 법안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긍정적으로 검토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요청으로 해당 상임위가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정부의 무임승차 정책 이행에 따라 발생한 재정 손실을 더이상 지자체의 부담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심의과정에서라도 정부지원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대통령님, 그리고 국토부, 복지부 장관님 등 관계부처 국무위원님들께서 충분히 숙고하여 주시기를 건의 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