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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트럭 몰며 지리 익혔다”

김부삼 기자  2009.02.02 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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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살해, 암매장한 장소는 비교적 인적이 드물거나 한산한 곳이다.
강호순이 서남부 지역 일대의 지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즉흥적인 범행 위해 증거 및 피해자들의 시신을 숨기기 위해 이용했던 장소들을 정확히 기억해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씨는 어떻게 범행 장소들을 익혀 왔을까?
강씨는 지난 1990년대 중반 화성시 비봉면에 위치한 A석산에서 덤프트럭 운전을 했다.
A석산은 원석을 가공해 자갈, 흙 등으로 만든 뒤 혼합한 골재를 방출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골재를 방출하는 주 지역은 화성, 안산, 수원이다.
강씨는 이 곳에서 2~3년간 근무를 하면서 연쇄살인의 주무대인 범행장소와 관련한 지리를 익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도 “강호순이 덤프트럭을 운전하면서 경기 서남부 지역 일대 지리에 밝았다”며 “사체 매장 장소 등은 강씨가 평소 돌아다니며 봐 왔던 곳에 묻은 것으로 미리 장소를 물색해 놓았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석산에서 강씨와 근무한 적이 있다는 김모(53)씨는 “10여년 전 젊은 나이의 강씨가 와서 덤프트럭 기사를 했었다”며 “일을 그만 둔 뒤에서 2000년께 안산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한다며 놀러오라고 한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A석산에는 강씨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A석산 관계자는 “5년 단위로 덤프트럭 기사들과 관련된 서류들을 폐기처분하고 있다”며 “강씨가 근무한 시기가 10년도 더 전의 일이라 기록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