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박 의장 "북핵, 남북한 8천만 생사 문제…미·러, 한국 입장 반영해야"

홍경의 기자  2021.05.26 09:26:32

기사프린트

 

박 의장 "남·북·러 열차 시범운행 北 설득해달라…모두 운윈"
러 상원의장, 자국 백신 긴급승인 요청"…朴 "방역당국 사전검토"
박 의장, 현지 교민 및 기업인 대표 간담회 통해 애로사항 청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러시아를 공식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와 미국을 동시 겨냥해 "미·러, 러·미 정상회담에 있어서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 문제는 남북한 8천만이 죽고사는 문제라 당연히 한국의 입장이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이날 모스크바 상원의사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무조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박 의장은 러시아 정부·의회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지난해 남북국회회담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정책에 대한 조율이 끝난 이 시점이 북한이 호응하고 대화테이블에 복귀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이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폴 북미회담을 존중하고 그 기초 위에서 한반도 문제를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테이블에 복귀함으로써 우리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번영이 일어나는 계기를 찾을 수 있도록 마코비옌코 의장께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러시아는 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지지했다"며 "이제는 한반도 문제 협상 프로세스를 재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러시아는 모든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일관된 입장을 주장하고 있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목표로 두고 있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지금도 절제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남북대화, 미북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의회간 대화에 적극적인 지지의 말씀을 보내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친분관계가 있으시니 마트비옌코 의장이 나서주시면 여러가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남·북·러 열차 시범운행 관련해서도 북한을 설득해달라. 남북한, 러시아 모두가 윈윈할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 상원은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긴급승인을 요구했다.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신 생산 기술을 이전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한국에서도 러시아 백신 승인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고,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우리 스푸트니크V 백신이 한국에서 긴급 승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도 우리 백신 도움을 받아 판데믹을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판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지원을 적절히 하기 위한 법안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 러·한 의원 협력안에 입법적인 절차와 관련한 교환이 이뤄질 수 있고, 입법적인 차원에서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백신 개발에 앞서가고 있는 러시아와 방역에 앞서가는 한국이 서로 협력하면 코로나 방역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의 긴급사용승인과 관련해선 방역당국이 사전검토 중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검토 동향을 봐가며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할 걸로 알고 있다. 양국이 새 동력을 얻기 위해 입법 관련 분야를 협력하자는 것에 동의한다"고 호응했다.

 

이밖에 박 의장은 양국간 서비스·투자 분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촉구하고, 수소경제 협력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도록 요청했다.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비자면제협정 중단에 따라 '러시아 시즌즈(Russian Seasons)' 등 양국간 상호교류가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며 협정의 효력 재개를 요청했다. 러시아 시즌즈는 매년 1개국을 정해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이는 러시아의 해외 문화프로젝트다. 이밖에 한국기업의 극동지역 진출 및 사업도 제안했다.

 

박 의장은 이날 러시아 상원 TV방송과 별도 인터뷰를 갖고 "판데믹 속에서도 교류 폭을 넗히려 한다"며 "올해 러시아 시즌즈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고, 발레, 음악, 문학 여러가지 교류가 이뤄질 것이고 대한민국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국회회담 추진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완전 합의를 이뤄 여건이 마련됐기때문에 마트비옌코 의장님의 중재 요청을 드린바 있다"며 "남북정상들이 합의해도 이것이 실행되려면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북한도 체제가 다른 한국에서는 국회의 비중이 대단히 소중하다는 인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스푸투니크 백신을 개발하고 많은 나라에 보급해주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은 백신 생산의 허브국이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저녁 러시아 현지 교민 및 기업인 대표 초청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형택 모스크바 한인회 회장, 유옥경 민주평통 모스크바 협의회 회장, 이재성 재러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정수 재러한국중소기업협의회 회장, 이정훈 코트라 CIS지역본부장, 김대현 삼성전자 CIS 총괄, 이욱 현대자동차 러시아법인장, 황재호 팔도 러시아대표, 박석용 포스코 인터내셔널 모스크바 지사장, 김용훈 경동나비엔 러시아법인장, 강기중 우리은행 러시아법인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재외한국인학교 무상교육 지원,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시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공공사업 한국기업 참여, 현지 2차산업 진출 지원, 다자간 무역협정 활성화, 출입국비자 발급 면제 등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