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남성, 일본은 여성이 상대국에 '비호감' 응답 더 많아
"협력분야는 역사문제" 답변 비율 한·일 간 온도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일 양국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국민의 상호 호감도가 16∼20%대에 머물러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향후 양국 관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다만 양국이 협력적인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의견이 양국 모두 많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 국민 1431명(한국 714명·일본 717명)을 대상으로 '한일 관계에 대한 인식 및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는 한·일 양국 모두 낮은 편이었다. 양국 국민은 상대국에 대해 '중립적'이라는 응답이 한국 35.2%, 일본 37.0%로 가장 많았지만 '비호감'이라는 응답이 '호감'이라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국 국민은 일본에 대해 '호감 또는 매우 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이 16.7%에 불과하고 '비호감 또는 매우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이 48.1%에 달했다. 남성의 경우 비호감을 선택한 비율이 48.3%, 호감을 선택한 비율이 12.7%로 각각 47.7%, 20.5%의 비율을 보인 여성보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낮았다.
일본 국민 역시 한국에 대해 '호감 또는 매우 호감' 응답이 20.2%를 차지한 데 반해 '비호감 또는 매우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42.8%로 두 배 이상 많았다. 남성의 경우 비호감을 선택한 비율이 33.8%, 호감을 선택한 비율이 25.4%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각각 51.7%, 15.2%의 응답률을 보여 일본의 경우 여성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더 낮은 모습을 띄었다.
미국과 일본의 신정부 출범에도 한·일 관계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시각 역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임하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새로 취임했지만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한·일 관계 변화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64.7%, 일본 국민들의 68.3%는 '변화 없다'고 응답했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양국 모두 5.6%에 불과했다.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도 한국 국민의 49.7%, 일본 국민의 63.7%는 '향후 미국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변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응답은 한국 국민이 44.3%, 일본 국민이 25.6%를 차지해 한국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미국의 중재 노력을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국 국민들은 한·일 갈등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양국 국민 간 불신 증대'(한국 29.3%·일본 28.0%)를 꼽았다.
한국 국민들은 이어 ▲한·일 간 교역 위축(22.2%) ▲주요 소재·부품에 대한 공급 불확실성 확대(12.3%) ▲한·일 간 민간 문화 교류 위축(12.3%) 순으로 응답했다.
일본 국민들 역시 ▲한·일 간 교역 위축(16.2%)을 두 번째로 꼽은 데 이어 ▲중국 등 제3자 수혜 가능성(12.9%) ▲한·미·일 군사동맹 약화에 따른 안보우려 증대(12.5%)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처럼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양국 국민들은 협력적인 관계 마련을 희망했다. 한국 국민의 78.0%와 일본 국민의 64.7%는 '양국 정부가 향후 협력적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협력해 나가야 할 분야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차를 보였다.
한국 국민들은 ▲역사문제 공동연구(23.5%) ▲통상·무역분야(21.7%) ▲문화·관광 교류사업(20.4%) ▲기술협력 및 신산업 육성(19.2%) 순으로 답변했다. 반면에 일본 국민들은 ▲문화·관광 교류사업(23.2%) ▲통상·무역분야(21.0%) ▲군사·안보 분야(17.2%) ▲역사문제 공동연구(15.7%) 순으로 응답해 역사 관련 답변을 선택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편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양국 교류가 정상화되면 한국 국민의 58.4%, 일본 국민의 28.3%는 여행지로 상대국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상대국을 1순위 여행지로 꼽은 응답은 한국 응답자가 24.2%, 일본 응답자가 19.7%를 차지해 2∼4순위 여행지(한국 국민 68.6%·일본 국민 60.1%)로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경연 관계자는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 정부는 국민들의 염원에 귀 기울여 협력적 관계 구축에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1일 온라인 패널조사를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