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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직 남북 대사들 "북미 대화 해도 비핵화 어려워 경제 협력이 필요"

홍경의 기자  2021.05.25 09: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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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 러시아 전직 대사들과 '한반도 정세 간담회'
"北, 바이든 정부에 부정적…단기간 내 완전한 비핵화 어려워"
"경제협력 부분도 한반도 문제해결에 중요한 역할 할 것"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24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한반도 정세 간담회'를 주최하고 러시아의 전직 남·북한 대사들과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전직 외교관료들은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단기간 내 완전한 비핵화 달성은 쉽지 않아 경제협력을 통한 북한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북한대사관 참사관 출신 알렉산더 제빈 극동연구소 한국학센터장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다"면서 "북한 측의 입장은 바이든 대통령에 매우 부정적이다. 고위급 반응은 아니었지만 북한 측의 입장은 한결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회에서 연설한 내용이 북한에 여전히 적대적이고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 같은 성과는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대사, 주일대사를 역임한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전 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거론하며 "남북대화 재개와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긴요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간의 대화"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북한 문제에 취하는 입장은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반도 문제 해결은 남북대화를 포함한 공동접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북제재해제나 북한 관계 개선으로는 북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며 "단계적으로, 한걸음 한걸음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있어서 경제적인 관점도 중요하다"며 "안타깝게도 경제 협력은 중단됐지만 경제협력 부분도 한반도 문제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한 대사를 지낸 글렙 이바센초프 러시아 국제관계위원회 부총재는 한반도 프로세스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 "현재 한반도 문제는 남북간 긴장, 북한의 무력 핵무기 개발, 두 가지 이슈로 구성돼있다"며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두 개의 바퀴라고 보면 된다"고 짚었다. 

 

주한대사관 공사, 러시아 외교부 북핵담당특임대사를 지냈던 올렉 다비도프 전 대사는 "이번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의 최종적인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건 이견이 없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 러시아 입장도 같다"고 밝혔다.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결국에는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부분이 중요하다. 현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북한의 극심한 내부 경제난, 두 번째로는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내부 평가"라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다시 나오는데 중요한 요소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장은 "다비도프 대사님의 바이든 정부가 제3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것은 제가 동의하는 바이다"라며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트럼프의 톱다운에 의한 일괄타결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미국정부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포괄적 합의, 그리고 단계적 점진적 발전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북한이 응답하고 대화에 나설 때"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은 완전히 조율된 정책이다.특히 한국정부의 입장을 상당히 충분히 반영한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막 임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4년간 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러시아도 중국도 이제 북한을 설득해서 대화에 복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삼카예프 주우랄연방관구 명예영사를 접견하고 양국간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삼카예프 영사는 한국 정부가 임명한 유일한 러시아 명예영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