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순간 각막 기증…숭고한 삶에 경의"
"각박한 세상 속에 큰 울림…화합·통신 정신 기억"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야는 28일 노환으로 선종한 고(故) 정진석 추기경에 대해 한 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추기경은 자신이 정한 사목 표어처럼 모든 이를 차별 없이 평등하게 나와 같은 사람으로 맞이하고, 시간부터 생명, 능력과 정성까지 모든 것을 내놓는 삶을 살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각막을 기증하며 그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의 행복을 빌며 사랑을 행했던 숭고한 삶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정 추기경의 뜻과 정신을 이어받아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정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선종한 고(故)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을 향해 "성직자로서의 맑은 소신, 학자로서의 밝은 지혜를 일러주시고 가신 '큰 별빛'이셨다"고 추모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고 "6·25전쟁이라는 민족의 아픔을 겪은 뒤 사제의 길로 들어선 추기경님께서는 헌신과 희생,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함께하신 분"이라며 "굳건한 믿음의 신앙생활과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국 교회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추기경님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삶을 사셨다. 영면에 이르면서도 남은 재산을 어려운 곳에 기부하고, 장기 기증을 통해 희생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며 모든 것을 주고 가셨다"며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라는 그 책의 마지막 대목은 마치 추기경님을 말하는 것 같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그 뜻을 경건한 마음으로 받들며, 국민의힘도 약자와의 동행에 더욱 힘쓰겠다"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평생 공동체를 위한 헌신적 삶을 살아 왔고 우리 시민들에게 나눔과 연대의 큰 메시지를 줬던 정 추기경의 선종에 가슴 깊이 애도를 표한다"며 "추기경께서 남겨준 나눔과 연대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정의당도 코로나와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힘들어 하는 보통 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자 약자를 대변해온 고인의 선종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라며 "평소 '늘 행복하세요'라는 귓전을 울리는 육성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지만, 각박한 세상 속에 사는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큰 울림이 돼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고인이 삶을 통해 남긴 가르침을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새기겠다. 또한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며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정신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정 추기경은 최연소 주교로 발탁되면서 적극적인 사목 활동을 펼쳐 신자 수 증가에 기여했다. 그의 첫 사목 표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은 지금도 회자된다.
1998~2012년 서울대교구장을 지냈고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은 한국 두 번째 추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