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와 언제 백신 보낼지 논의"…AZ 백신 반출 여부 주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에 백신을 지원할 의향을 밝혔다. 그간 소극적이었던 백신 해외 반출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론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대화를 거론, "언제 실제 백신을 인도에 보낼 수 있을지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인도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으며 진단·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25일에는 무려 35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국가안보회의(NSC) 성명을 통해 인도에 아스트라제네카 인도 생산분 백신 '코비실드' 원재료를 비롯해 신속 진단 키트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실제 백신 지원 의향까지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리에게 노바백스 등 다른 백신이 있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필요한 국가들과 우리 백신은 물론 노하우를 공유할 입장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에선 총 2억3240만7600여 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전 국민의 42.7%에 달하는 1억4175만1800여 명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으며 수월하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민 접종에 필요한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면서도 해외 백신 반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이에 부유국 중심의 백신 쏠림 현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었다.
이후 앤디 슬래빗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 선임고문이 트위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총 6000만 회분을 타국에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발언으로 해당 백신이 인도에 보내질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백신 외에도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다른 약품 등 필요한 일련의 물품을 즉각 보내는 중"이라고 했다. 또 백신 제조에 필요한 기계도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미국의 인도 지원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도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안보 연합체 '쿼드(Quad)' 소속국이다. 미국이 쿼드 등 자국 이니셔티브 추진과 백신을 연계하리란 전망은 꾸준히 나왔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덧붙이자면 인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난리를 겪을 때 우리를 도왔다"라고 발언,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전날 국무부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인도 지원을 "정치적 행위의 대가가 아니다"라고 했었다.